민주 ‘당헌 80조’ 두고 부글부글, 이재명 통합 행보 ‘제동’ 걸리나

구민주 기자 2023. 3. 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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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소통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당헌80조'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당 내 최대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를 이끌고 있는 강훈식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대표 건은 당헌 80조 3항에 따라 이미 적용을 받지 않는 케이스"라며 "이 대표 때문에 삭제를 검토할 것은 아니고, 더 많은 현역 의원들 때문에 삭제 검토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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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혁신위 삭제 검토에 비명계 “내로남불” “방탄 자초” 격앙
지도부 “당장은 아냐” 수습했지만 ‘당내 갈등 뇌관’ 전망도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좋은미래-당대표 간담회에서 강훈식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소통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당헌80조'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당 정치혁신위원회가 해당 규정을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재명 방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당헌 80조는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됐을 시 당직을 정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만들어진 조항이다. 지난해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당헌 80조 개정 요구가 쏟아지면서 한 차례 거센 논란이 된 바 있다. 사법리스크를 떠안은 이 대표 '방탄용' 개정이라는 반발이 빗발친 탓이다.

갈등 끝에 민주당은 '정치 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면 당무위원회 의결을 통해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3항)을 신설하는 것으로 논란을 일단 매듭지었다. 그런데 반 년만에 혁신위가 또 다시 삭제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당장 비명계를 중심으로 격앙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나"라며 장 의원 해명에 의구심을 표했다. 조 의원은 "'우리 당은 이렇게 거듭나겠다' 해놓고 이후 제대로 (당헌 80조) 적용도 안 하는 '내로남불'(을 보이고 있다)"며 "솔직히 당 내에도 신뢰 관계가 많이 훼손된 상태"라고 말했다.

당 청년 정치인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동한 전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은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 어떤 혁신을 더할까 고민하고 실천해야지, 혁신을 후퇴시킬 것인가로 고민하는 것처럼 보이면 그것은 혁신의 이름을 빌린 낡음이고 구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헌 80조 삭제야말로 방탄정당으로 가는 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권지웅 전 최고위원도 "방탄 정당을 자초하는 길"이라며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지금의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지도부는 갈등 진화에 나섰다. 친명계이자 혁신위원장인 장경태 최고위원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안을 취합, 정리하는 수준이었다"며 "제안이라고 해서 모두 결정되는 건 아니"라고 해명했다. 수많은 제안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친명계 지도부 박찬대 최고위원 역시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당헌80조 삭제가) 일리는 있지만 지금은 토론을 할 시점이 아니다"라며 신중론을 펼쳤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당헌80조 논란이 당장은 잠잠해질 수 있어도 머지않아 다시 거론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가시화될 경우 당내 친명계와 당 밖의 이 대표 지지층을 중심으로 당헌80조 삭제에 대해 더욱 강한 목소리가 나오게 될 거란 전망이다.

당 일각에선 비단 이 대표 개인만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현재 기소 상태인 당내 여러 의원들을 위해서라도 관련 논의가 어떻게든 조속히 맺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내 최대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를 이끌고 있는 강훈식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대표 건은 당헌 80조 3항에 따라 이미 적용을 받지 않는 케이스"라며 "이 대표 때문에 삭제를 검토할 것은 아니고, 더 많은 현역 의원들 때문에 삭제 검토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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