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 꺾고도 오열한 푸에르토리코, 휠체어 실려간 최고 마무리
이긴 나라가 웃지 못했다. 진 나라는 패배보다 상대를 걱정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행을 가를 조별라운드 최대 빅매치, 도미니카공화국과 푸에르토리코의 경기. 양국의 열성팬이 3만6000석을 가득 메우고 대축제를 벌였지만 경기 종료 후 누구도 기쁨을 제대로 만끽할 수 없었다.
푸에르토리코는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WBC 1라운드 D조 마지막 경기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을 5-2로 꺾고, 3승1패 D조 2위로 8강 진출에 확정했다. 대회 최강이라던 상대를 이겼지만 상처가 너무 컸다. 9회 등판해 깔끔하게 마무리지은 에드윈 디아스를 부상으로 잃었다.
디아스는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두 팔을 번쩍 올리며 포효했다. 팀 동료들이 뛰쳐나와 그를 부둥켜 안았다. 펄쩍펄쩍 뛰며 기뻐하던 디아스가 갑자기 오른쪽 무릎을 부여잡고 주저앉았다. 경기장은 삽시간에 얼어붙었다. 푸에르토리코 선수들은 넋나간 얼굴로 머리를 움켜쥐었다.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도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에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부축을 받고 나가려던 디아스가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디아스는 휠체어를 타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몇몇 선수들은 떠나는 그를 보며 유니폼으로 눈물을 닦았다.
지난 시즌 디아스는 빅리그 최고의 마무리로 군림했다. 뉴욕 메츠에서 62이닝 동안 평균자책 1.31에 32세이브를 기록했다. 삼진은 이닝당 2개에 가까운 118개를 잡았다. 도미니카공화국이나 베네수엘라, 미국 등 다른 우승후보들에 비해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는 푸에르토리코가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바로 디아스였다.
디아스의 부상 정도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WBC 남은 일정은 소화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시즌 아웃을 걱정해야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푸에르토리코 중견수 키케 에르난데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 형제 중 1명이 떠났다. 도미니카공화국을 이기고 8강에 올랐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푸에르토리코는 이날 3회초 대거 4득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5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도미니카공화국 주포 매니 마차도를 병살 처리하며 1실점으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다음회에도 선두타자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연이은 호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푸에르토리코는 19일 C조 1위 멕시코와 8강전을 치른다. 4승으로 D조 1위에 오른 베네수엘라는 18일 C조 2위 미국과 만난다. 미국은 이날 콜롬비아를 3-2로 이기고 체면치레를 했다. 타자 대부분이 무기력했던 가운데 주장 마이크 트라우트 홀로 4타수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SK(현 SSG)에서 활약하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메릴 켈리가 미국 선발로 나와 3이닝 2실점 했지만, 이어나온 투수들이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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