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이강철 감독 “WBC, 성장 계기 됐으면”
“이번 WBC가 성장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강철 KT 감독(57)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소속팀으로 돌아왔다.
2023 WBC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지낸 이강철 감독은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한화와의 시범경기를 지휘했다. 전날 한화전 중간에 도착해 경기를 지켜본 이 감독은 이날부터 경기 운영에 나섰다.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만난 이 감독은 WBC를 돌아보며 “코치로는 국제대회 경험이 있지만 감독으로는 처음이었다. 지도자로서 많이 배우고 얻었다”고 말했다.
한국야구는 이번 대회를 통해 현실을 똑바로 보게 됐다. 4강 진출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결과는 3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었다. 누구보다 선수들의 땀방울을 가까이서 본 이 감독은 “이정후, 박병호 등 선수들이 아침부터 운동장에 나와 스스로 훈련했다. 진짜 준비 많이한 걸 아니까 더 안타깝다”고 했다. 지난 14일 입국 당시처럼 “비난은 내게 하고, 선수들을 격려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대표팀이 과오를 반성하고 발전한 모습을 보일 기회는 있다.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11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EC)이 개최된다. 내년 프리미어12도 기다리고 있다. 이 감독은 “그간 코로나19로 교류전 등을 하지 못했다. 어린 선수들이 APEC 같은 대회를 통해 경험을 쌓으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일본 투수들의 공이 확실히 좋기 때문에 타자들이 그런 공을 많이 익히고, 투수들도 타자들을 많이 상대하다보면 자신감을 갖지 않을까 한다”며 “능력이 전혀 없는 선수들이 아니기 때문에 잘 준비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사무라이 재팬’이라는 브랜드로 대표팀을 운영하는 일본야구에서 착안할 점이 있다고 봤다. 사무라이 재팬은 비시즌에도 타국 대표팀 등과 교류전을 치르며 기량을 갈고닦는다. 이 감독은 “우리도 돔구장이 있으니 (다른 대표팀을) 초청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KBO(한국야구위원회)에 내가 WBC에서 느꼈던 점을 공유하겠다”고 했다.
이제 이 감독은 새 시즌을 앞둔 KT에 집중한다. 전력에 큰 변화는 없다. 아직 젊은 유망주들이 기존 선수들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게 이 감독의 판단이다. 그는 “1군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 밑에서부터 선수들이 체계적으로 운동량을 끌어올린 뒤 올라오는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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