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제주 항공료, 정치권 나섰다

임성준 2023. 3. 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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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계 제주∼김포 줄어 “적정 노선·운임 유지해야”

최근 치솟은 제주 기점 국내선 항공료와 좌석난 해결을 위해 정치권이 나섰다.

16일 제주도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하계 시즌 제주 주요 노선 항공편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계 스케줄이 적용되는 26일부터 10월 28일까지 제주공항에서 출발하는 국내선 항공편 주당 운항횟수가 1568편으로, 지난해보다 35편 줄었지만 코로나19 이전 2019년보다 55편 늘었다.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내선 항공노선 및 요금합리화 방안’ 세미나.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실 제공
대구, 양양, 광주 등 지방노선을 일부 늘린데 따른 것으로, 가장 많은 승객이 몰리는 김포 노선은 2019년 대비 주당 24편 감소한 828편에 그쳤다. 관광객 증가와 도민 뭍나들이가 맞물린 성수기엔 재차 가격상승과 좌석난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국내선 공급 좌석수는 제주 기점 국내노선을 집중 운항한 작년 동월 대비 10.8% 감소했다. 엔데믹 상황에서 국내선 운항편을 국제선으로 돌리면서 사실상 국내선 공급이 감소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2월 말 봄방학 등이 맞물려 제주행 수요가 높아지자 요금이 폭등했다. 높은 수요만큼 성수기 요금이 적용돼 제주∼김포 편도 가격이 최대 17만원까지 치솟았다.

높은 가격에 경조사, 병원진료 목적 등으로 항공기를 이용해야 하는 제주도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국내선 항공노선·요금합리화 방안 국회 세미나

더불어민주당 위성곤·최인호·송재호·김한규 국회의원이 전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연 ‘국내선 항공노선 및 요금합리화 방안’ 세미나에서 김명준 제주도 공항확충지원과장은 “긴급하게 항공기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도민들의 이동권 제약을 해소하고 운임 부담도 낮출 방안이 필요하다”라며 “올해 코로나 엔데믹으로 제주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어 제주 취항 항공 노선 확대와 증편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병국 대구대 교수는 “코로나 19로 침체했던 항공시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한는 추세”라며 “대형 통합 항공사의 출현과 LCC(저비용항공)의 신규 진입, 운항 재개 등의 여러 변수가 있어 항공사의 경쟁력 제고 노력과 항공 인력 부족 해소를 위한 정책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윤문길 항공대 교수는 “글로벌 관광지이자 섬 지역이라는 제주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종합적인 항공교통 정책이 필요하다”라며 “국내선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규제나 제재보다는 교통시설특별회계 등을 활용한 예산 지원 제도 등 인센티브를 활용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김우철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전문위원은 “제주도민이 항공편을 이용할 권리는 헌법적 기본권 성격이 강하다”라며 “항공사업법 등 여러 법규가 지방공항에 적절한 항공 노선을 배치하고 적정 운임을 설정할 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다”라며 적정 노선과 운임 유지가 항공사의 영업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봉석 제주관광공사 관광산업혁신그룹장은 “항공사들이 제주도를 국내선의 종점지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제주를 국제선의 거점으로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국내선을 활성화하는 전환적 접근 방식을 주문했다. 강 그룹장은 특히, 제주가 크루즈 기착지로 경쟁력이 있는 만큼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Fly&Cruise(항공과 크루즈 결합 상품) 상품을 적극 발굴하는 항공사의 노력을 당부했다.

좌동철 제주도기자협회장은 “연초 항공대란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고 고질적인 현상”이라며 “국내로 들어오는 국제선과 국내선의 연계 부족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지방 관광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이 지역을 기반으로 많은 사업들을 벌이고 수익을 창출하는 만큼 국내 항공선을 지역 기여 측면에서도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항공사 “슬롯 제한 한계…불편·부담 최소화 노력”

박정수 대한항공 노선담당 상무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대한항공이 최근 2년간 모든 국내선 노선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국내선 노선 유지와 이용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점유율 50% 제한 등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이 국내노선 독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라며 “그럼에도 국내선 이용객 불편과 부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제주항공의 국내선 확대 노력에도 슬롯(이착륙 배분)의 제한으로 인한 한계점이 존재한다”라며 “제주 기점 국내선 노선 확대와 제주도민 운임 할인 확대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제주국제공항 전경. 임성준 기자
김영혜 국토교통부 항공산업과장은 “국내선 슬롯 조정과 배분 기준 마련, 노선 연계 배분, 항공사 신설과 운항 재개 등으로 26일부터 국내선 운항 편수가 주 1568편으로 2019년 주 1513편보다 55편 늘어 국내선 항공 대란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간 항공운임 자체가 낮았기 때문에 최근의 운임 상승이 상대적으로 높게 체감된다”라며 “항공사들이 국내선 운임 합리화를 위해 자율적으로 노력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위성곤 의원은 “계절이나 요일 등의 기준에 따라 성·비성수기가 나뉘고 주말과 평일을 구분하는 요금 체계가 필요하겠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런 분리 기준이 뭔지 이해가 안 될 때가 많다”라며 “성·비수기 운임 편차가 너무 심하다 보니 이용객 입장에서는 국내선 항공요금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지방 주민들은 국내선 항공기 이용이 불편하고 부담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한규 의원은 “육지를 오갈 수밖에 없는 제주도민에게 항공기는 사실상 대중교통”이라며 “성수기 증편, 항공교통 대중교통 지정 등의 해결 방안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 국토부가 이 문제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민들의 항공료 부담을 덜기 위해 입법 , 예산 등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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