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어색했던 BNK, ‘봄 농구’의 즐거움 안긴 박정은 감독과 ‘밀당’조차 없었다

“(당연히) 재계약할 거였기에 시기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부산 BNK는 16일 박정은 감독은 물론 변연하, 김영화 코치와 3년 재계약을 맺었다. 2022-23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앞둔 상황에서 큰 선물을 안긴 것이다.

2021년 BNK와 2년 계약을 맺은 박 감독은 올해 3월 말이 계약 기간 만료였다. 2021-22시즌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 그리고 올 시즌 창단 첫 정규리그 2위 및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역사를 쓰며 재계약은 확정적이었다. 그런데 시기가 조금 빨랐다. 시즌을 다 마치고 계약을 해도 늦지 않았다. 그러나 BNK는 생각이 달랐다.

정상호 BNK 사무국장은 “(당연히) 재계약할 거였기 때문에 미리 한 부분이 없지 않다. 박 감독님이 두 코치님들과 함께하기를 강력히 바랐고 구단에서도 긍정적이었다. 사실 시기는 구단 입장에선 중요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BNK는 박 감독과 재계약 관련 ‘밀당’할 생각조차 없었다. 오랜 시간 봄 농구와는 거리가 멀었던 그들이다. 그러나 박 감독 부임 이후 BNK는 이제 봄이 가장 잘 어울리는 팀이 됐다. ‘위닝 멘탈리티’를 주입한 주인공에게 3년 재계약 선물은 당연했다.

또 챔피언결정전을 앞둔 상황에서 무려 3년 재계약한 것은 박 감독이 가진 부담감을 줄게 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정 국장 역시 “감독님께서 마음 편히 챔피언결정전을 하셔도 좋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좋다”고 밝혔다.

실제 이런 사례는 여러 스포츠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SSG 랜더스는 2022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둔 상황에서 김원형 감독과 3년 총액 22억원의 재계약을 맺었다. 현역 최고 대우였다. 결과적으로 동기부여를 얻고 또 부담을 줄인 김 감독의 지휘 아래 SSG는 통합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물론 SSG와 BNK의 재계약 배경은 조금 다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뜻은 통한다.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을 앞둔 박 감독의 부담을 줄이면서 100%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우승, 준우승이란 결과에 상관없이 신뢰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한편 BNK는 19일 아산서 아산 우리은행과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역사의 순간이다. 과연 그들은 통합우승을 노리는 우리은행을 꺾고 또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준비는 완벽하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