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경의 포효 “갱년기 왔다”...창작뮤지컬 '다시, 봄'[이 공연]

신진아 2023. 3. 1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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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성 삶 그린 뮤지컬 '다시, 봄'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창작 뮤지컬 '다시, 봄' 프레스콜에서 출연 배우들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3.3.15 jin90@yna.co.kr (끝)

창작 뮤지컬 '다시, 봄' 프레스콜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창작 뮤지컬 '다시, 봄' 프레스콜에서 출연 배우들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3.3.15 jin90@yna.co.kr (끝)

중년 여성 삶 그린 뮤지컬 '다시, 봄'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창작 뮤지컬 '다시, 봄' 프레스콜에서 출연 배우들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3.3.15 jin90@yna.co.kr (끝)

서울시뮤지컬단의 왁자지껄 수다뮤지컬 '다시, 봄'

[파이낸셜뉴스] “으와아아아! 갱년기 왔다”

극중 워킹맘 문희경의 표호에 킥킥 웃음이 나왔다. 속도 펑 뚫렸다. 그야말로 젊은 세대에겐 우리엄마의 모습이고 중장년층에겐 내 이야기이기 때문이었다.

인생 후반전에 돌입한 중년 여성들의 유쾌한 새봄맞이 선언 ‘다시, 봄’이 지난 15일 개막했다.

오는 4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재연되는 창작뮤지컬 ‘다시, 봄’은 인생 2막에 나서는 이 시대 중년 여성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으로 지난해 초연 당시 ‘바로 우리 이야기’라는 호평을 얻었다.

올해는 평균 연기경력 30년 이상의 초연 배우들로 구성된 ‘다시’ 팀과 ‘국민 센 엄마’ 문희경을 비롯해 새로운 배우들로 구성된 ‘봄’ 팀이 눈물과 웃음이 어우러진 찰진 수다 한판을 펼친다.

■다바이징 시어터로 ‘생생함’과 '진정성' 살려

“대본 없이 출발해서 우리(배우들)도 생소했다. 작가와 심층 인터뷰하며 내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쭉 들려줬다. 작가님이 잘 믹스해줬다. 신선했고, 재미있었다.”

“배우들끼리 공연 전에 워크샵을 했는데 그때 돌아오는 길에 비가 억수처럼 쏟아졌다. 그마저도 연극에 고스란히 반영돼 반가웠다.”

“이번 연극을 준비하면서 어릴 적 전파사 앞 전축 스피커 앞에서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났다. 그 기억을 넘버에 스며들게 해줘서 정말 놀랐고 행복했다.”

“러닝타임 90분간 함께 쭉, 아무도 들고나지 않는 공연이다. 아줌마의 친화력에 이렇게 함께하다보니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15일 ‘다시, 봄’ 시연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이 들려준 이야기다. 배우들의 흥이 고스란히 객석에 전달된 이 작품은 ‘디바이징 시어터’라고 공연 참여자들이 극 구성에 적극 개입하는 공동 창작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실제 50대인 서울시뮤지컬단 여배우 7인을 비롯한 평범한 중년 여성들과의 심층 인터뷰, 생애전환기 워크숍을 통해 극을 구성했다.

‘다시, 봄’은 사춘기보다 더 무섭다는 갱년기에 폐경, 은퇴 후 삶, 애써 외면해왔던 꿈 등 중장년층 여성들의 현재진행형 고민이 개성 다른 가진 일곱 배우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생생한 대사 그리고 흥겨운 춤과 노래로 펼쳐진다.

올해 새로 합류한 문희경은 2020년 ‘레베카’이후 3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선다. 그는 “비슷한 시기 세 작품의 출연 제안을 받았는데, ‘다시, 봄’은 서울시뮤지컬단 작품이라 우선 신뢰가 갔다”며 “대본에서 창작뮤지컬의 성장가능성을 봤고, 4050대 이야기라 더 좋았다”고 말했다.

“4050대가 설 무대가 없다. 그래서 사라진 아까운 배우들이 많다. 그런 측면에서 이 작품은 의미가 있고, 해를 거듭할수록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작품에 나 역시 참여하고 싶었고 자랑스러움을 느끼고 싶었다”고 말했다.

■ 4050대 뮤지컬 관객을 위한 '다시, 봄', 레퍼토리화 목표

뮤지컬 데뷔작인 ‘유진과 유진’에 이어 대본을 쓴 김솔지 작가는 앞서 “50대의 치열한 고민들에 대해 알게 됐고 여전히 소녀 같은 여린 면과 세상을 인내하며 살아낸 강인하고 멋진 모습이 동시에 그들 안에 있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는 ‘디바이징 시어터’로 작업한 과정에 대해 “대본을 쓰기에 앞서 배우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었고, 내가 준비한 질문도 했는데 어린 시절 꿈과 요즘 고민 등을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글쓰기 워크숍을 하며 미래의 자신에게 편지쓰기, 이미지를 나눠주고 독백쓰기 등을 통해 그들의 무의식적 생각도 엿봤다. 그리고 강원도 화천에 2박3일 가서, 연극놀이 워크숍을 했다. 연령별 키워드를 써서, 표를 만드는 활동을 했는데 극중 ‘주마등’이라는 넘버에 그 키워드를 많이 차용했다”고 돌이켰다.

'다시, 봄'은 예매자 중 40대와 50대의 비율이 각각 19.49%, 39.49%, 60대 이상이 14.36%로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전체 예매자의 73.34%를 차지한다. 이는 20~30대가 관객층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국내 공연계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뮤지컬의 확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관객층에 대한 관객개발이 필요하다”며 “지금의 50대는 소위 '낀' 세대로서 공연예술에 대한 관람 의지와 능력은 있지만 마땅히 그들을 위한 작품이 많지 않은 세대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봄'은 그런 50대 여성들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공연의 의미에 대해 “'레퍼토리' 작품의 구축이 가장 큰 목적인데, 창작단체에게 있어서 레퍼토리 작품은 브랜딩과 사업 운용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평균나이 54세. 연습과정이 쉽지 않았을텐데, 이 공연은 정말로 배우들의 진심이 느껴졌다. 그들에게 감사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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