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 '죽음의 조' 벼랑 끝 승부에서 생존

마무리 디아스, 세리머니 중 황당 부상

푸에르토리코 프란시스코 린도어(오른쪽 두 번째)가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3 WBC 1라운드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5회 득점에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마이애미=AP 연합뉴스

푸에르토리코가 '죽음의 D조' 2위 결정전에서 우승 후보 도미니카공화국을 꺾고 2라운드(8강)에 진출했다.

푸에르토리코는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D조 도미니카공화국과 최종전에서 5-2로 승리했다. 이로써 베네수엘라가 조 1위(4승), 푸에르토리코(3승 1패)가 조 2위로 8강행을 확정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승 1패로 동률을 이룬 두 팀은 조 2위를 두고 정상급 메이저리거들이 격돌했다. 주도권은 푸에르토리코가 잡았다. 3회초 선두타자 크리스티안 바스케스(미네소타)가 도미니카공화국 선발 조니 쿠에토(마이애미)를 상대로 선제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어 바이멜 마친(필라델피아), 마틴 말도나도(휴스턴)의 연속 안타에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와 엔리케 에르난데스(보스턴)의 연속 적시타가 터졌다. 계속된 공격에서는 M.J. 멜렌데스(캔자스시티)의 2루수 땅볼로 1점을 보태 4-0으로 달아났다.

도미니카공화국은 3회말에 후안 소토(샌디에이고)가 솔로포로 한 점을 따라붙었지만 승부는 5회에 갈렸다. 푸에르토리코는 5회초 1사 후 린도어가 중전 안타를 쳤는데, 상대 중견수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가 공을 뒤로 흘렸다. 이 때 린도어는 그라운드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었다. 반면 도미니카공화국은 5회말 무사 만루 기회에서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가 병살타로 물러나며 1점 밖에 뽑지 못한 게 뼈아팠다.

푸에르토리코는 6∼9회를 실점 없이 막고 경기를 끝냈다. 메이저리그 전설적인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 푸에르토리코 감독은 선수로 2013년과 2017년 WBC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올해 대회에는 사령탑으로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 2013년 우승 팀 도미니카공화국은 죽음의 조를 뚫지 못하고 2009년 이후 14년 만에 1라운드 탈락을 맛 봤다.

푸에르토리코 마무리 에드윈 디아스가 세리머니 중 무릎을 다쳐 부축을 받고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마이애미=AP 연합뉴스

한편, 푸에르토리코는 8강 진출을 확정하는 순간 마운드를 지킨 마무리 투수 에드윈 디아스(뉴욕 메츠)가 경기 후 세리머니를 펼치다가 황당한 부상을 당해 크게 기뻐하지 못했다. 푸에르토리코 선수들은 승리 후 디아스에게 달려들어 기쁨을 만끽했는데, 디아스는 세리머니 중 동료들의 품에서 벗어나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