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부 노조 “학교 급식실 근무환경 개선하라”

황남건 기자 2023. 3. 1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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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노조 인천지부, 대책 촉구 기자회견
市 교육청 “인력·환기시설 설치 등 단계적 개선”
16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인천시교육청 본관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인천지부 조합원 20여명이 근무 환경 개선과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황남건기자

 

근로복지공단이 지난해 9월 인천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다 숨진 조리실무사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인천지역 학교급식 노동자들은 교육 당국에 학교 급식실의 근무환경 개선과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인천지부 조합원 20여명은 16일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급식실에서 발생하는 산재 예방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시교육청에게 폐암 확진자, 이상소견자에 대한 치료 및 지원방안, 환기시설 및 노후시설 개선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14일 근로복지공단은 조리실무사 50대 A씨에 대한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A씨는 지난해 9월20일 인천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다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진 뒤 입원 치료를 받다가 8일 만에 사망했다. 

평소 별다른 지병이 없던 그의 사망 원인은 심근경색으로 파악됐다. 조리실무사로 17년가량 근무한 A씨는 쓰러질 당시 식판 세척 작업을 하는 세척실에서 근무 중이었다. 그가 쓰러진 날은 급식실 작업환경을 측정하는 날이었으며 당시 조사 결과 세척실 후드 상태가 나쁘고 바깥 공기 유입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인천지역 학교급식 노동자는 폐암 이상 소견자가 전국에서 3번째로 많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국회의원이 발표한 ‘학교급식종사자 폐암 건강검진’ 결과, 인천 학교급식노동자는 이상소견자가 1천830명으로 47.73%에 이른다. 양성 폐결절 816명, 경계선 결절 41명, 폐암 확진자 3명 등이다.

16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인천시교육청 본관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인천지부 조합원 20여명이 근무 환경 개선과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황남건기자

폐결절 진단을 받은 조리실무사 고혜경씨(55)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1끼 먹인다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일한 대가가 폐병”이라고 했다.

노경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인천지부 사무국장은 “폐암의 원인인 조리흄은 노출하는 시간을 줄이는 게 시급하기 때문에 인력 충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어 “조리실무사 1인당 120~130명을 맡고 있는 현 상황에서 공단 수준인 60~70명으로 담당인원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오래 전에 지은 학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당장 개선하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이어 “단계적으로 인력을 늘리고, 환기시설을 설치하는 등 학교급식노동자의 노동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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