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속 빛난 김준홍, 4년전 ‘빛광연’처럼 될까

윤은용 기자 2023. 3. 16.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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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U-20 축구대표팀의 김준홍이 15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U-20 아시안컵 준결승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남자축구가 사상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의 신화를 썼던 2019년 FIFA U-20 월드컵. 주인공은 최우수선수(MVP)격인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마요르카)이었지만, 그 못지 않게 관심을 받았던 선수가 바로 골키퍼 이광연(강원)이었다. 당시 이광연은 결승까지 올라오는 과정에서 무수한 선방을 기록하며 한국의 최후방을 든든하게 지켰고, ‘빛광연’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4년이 지나 그 때의 영광을 다시 재현하고픈 이번 U-20 축구대표팀에는 김준홍(20·김천)이 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15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 4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20분을 0-0으로 비긴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1-3으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비록 11년 만의 우승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한국은 최우선 목표였던 FIFA U-20 월드컵 본선 티켓을 땄다. U-20 월드컵은 오는 5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다.

비록 아쉽게 패하고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얻은 소득도 꽤 있었다. 특히 주전 골키퍼 김준홍이 이번 대회 내내 보여준 안정감은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 5경기를 치르면서 단 1골만 내주는 철벽 수비를 자랑했는데, 김준홍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이날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체력이 떨어질 경기 막판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더욱 눈부신 선방을 펼쳤다. 우즈베키스탄이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김준홍은 단 한 골도 허락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상대 선수와 1대1 상황에서 빠른 판단력으로 뛰쳐나와 태클로 공을 걷어냈고, 이게 다시 우즈베키스탄 선수에게 가자 다시 몸을 날려 막아냈다.

연장전은 김준홍의 독무대였다. 연장 전반 15분 상대 선수의 슈팅을 가까스로 막아내며 위기를 남겼고, 연장 후반 5분 한국 수비진의 뒷공간이 무너지며 다시 1대1 위기를 맞았지만 또 막아냈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에는 페널티지역에서 셰르조드 에사노프가 시도한 회심의 오른발 강슛도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쳐냈다. 김준홍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한국은 연장전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패했을 수 있었다.

김이섭 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코치의 아들로 유명한 김준홍은 190㎝·87㎏의 건장한 체구를 자랑하는 골키퍼 유망주다. 전주에서 태어났지만 인천에서 선수 생활을 한 아버지를 따라 인천에서 축구를 했던 김준홍은 이후 전북 현대의 유스팀인 금산중으로 전학한 뒤 급성장했다. 2019년에는 FIFA U-17 월드컵에 출전하기도 했으며, 2021년에는 준프로 계약을 맺고 전북 1군에서 프로에 데뷔까지 했다.

이번 대회에서 결승에 오르지 못해 선방쇼가 빛을 잃었지만, 어차피 본 무대는 5월에 열린다. 4년 전 이광연이 U-20 월드컵에서 보여줬던 멋진 선방을 이번에는 김준홍이 이어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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