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벗고 춤추는 여성들… 이란 내 ‘새로운 시위’ 언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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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정부 시위가 7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이란에서 '춤'이 새로운 시위의 언어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영국에 본부를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최근 많은 이란 여성들이 SNS를 통해 자신이 춤추는 영상을 게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혔다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 이후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가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형태를 바꿔가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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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대 중심 SNS영상 게시
“기존 집회보다 연대에 효과적”
반(反)정부 시위가 7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이란에서 ‘춤’이 새로운 시위의 언어로 떠오르고 있다. 여성들이 금기를 깨고 히잡을 벗은 채 춤을 추는가 하면, 해당 영상을 SNS에 올려 전 세계적인 연대를 촉구하고 나선 것. 경찰의 처벌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의 춤에 사법당국이 시위 진압처럼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5일 영국에 본부를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최근 많은 이란 여성들이 SNS를 통해 자신이 춤추는 영상을 게시하고 있다. 이들은 영상에서 기장이 짧은 티셔츠 ‘크롭티’나 짧은 반바지 등 최근 유행하는 복장을 하고 팝송 등 유행가에 맞춰 춤솜씨를 뽐낸다. 자신의 방 안, 공원 등 촬영 장소도 다양하다. 히잡을 벗고 머리칼을 흔들어 보이기도 하고,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음악에 몸을 맡긴다. 영락없는 10∼20대의 젊음이 느껴진다.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혔다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 이후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가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형태를 바꿔가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특별할 것 없는 일이나, 이란에서는 사실상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죽음의 춤’이다. 공개된 장소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곧 이란 이슬람공화국에 대한 반항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방송 등 미디어 플랫폼에서는 춤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조차 없다. 2021년에는 한 국영방송 진행자가 프로그램에 출연한 게스트가 ‘춤’을 발언했다는 이유로 방송 출연 금지조치를 당했다.
‘춤 시위’는 기존 집회·시위보다 온라인을 통해 널리 확산할 수 있어 더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 당국이 당사자들을 붙잡아 감금하는 등 처벌하고 있지만, 보다 많은 여성이 용기를 내는 상황이다. 한편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된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자 레자 팔레비는 이날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이란의 민주주의를 위해 “최대한으로 지원해달라”고 촉구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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