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나한테만 몇십억 들어와…다른 가족은 더 많다" 비자금 폭로

2023. 3. 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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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저 하나한테만 몇십억원의 자산이 흘러들어왔습니다. 다른 가족들은 무조건 더 많다고 보면 됩니다"라며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다.

전 씨는 비자금을 숨긴 방식에 대해 "돈의 출처는 그들(가족)인데 서류상의 시작은 지인들로부터 나오게끔 했기 때문"이라면서 "웨어밸리도 경호원이 설립하게 해서 그런 조직들을 양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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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원 씨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저 하나한테만 몇십억원의 자산이 흘러들어왔습니다. 다른 가족들은 무조건 더 많다고 보면 됩니다"라며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다. 전 씨 가족이 직접 비자금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전 씨는 15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가 미국에서 학교를 나오고 직장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일년에 몇 억씩 하던 자금들 때문이다"라며 "학비와 교육비로 들어간 돈만 최소 10억인데 깨끗한 돈은 아니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전 씨는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 씨가 두번째 부인과 낳은 두 아들 중 둘째다. 재용 씨는 1990년대 유명 탤런트였던 박상아씨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으며, 박 씨와 사이에서도 자녀 2명을 뒀다.

전우원 씨는 자신의 명의로 된 자금이 구체적으로는 비엘에셋이라는 회사의 20% 지분, 웨어밸리라는 회사의 비상장 주식들, 준아트빌이라는 고급 부동산이라고 지목하며, 모두 합쳐 수십억원대라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기업들은 그 전부터 전 씨 일가의 비자금이 그 출처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전 씨는 다만 "지금은 빼앗기거나 서명을 해서 (새어머니인) 박상아씨에게 양도한 상태"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형제들인 전재국 씨와 전재만 씨, 그리고 사촌형제들이 물려받은 비자금 규모에 대해서는 "(저희보다) 무조건 더 많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전재국 씨의 자산으로 시공사, 허브빌리지, 나스미디어 등을 꼽으며 "(전재국 씨가) 바지사장을 내세워 운영하는 회사만 제가 아는 게 몇백억원 규모"라고 말했다.

또 3남인 전재만씨의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와이너리 사업에 대해선 땅값 등을 언급하며 "와이너리는 대규모 최첨단 시설이 필요해 돈이 넘쳐나는 자가 아니고서는 쉽게 들어갈 수 있는 분야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리하면 전재국씨는 미디어, 전재용씨는 부동산, 전재만씨는 와이너리 등 "말도 안 되게 돈이 많이 필요한 사업들만 골라서 진출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전 씨는 설명했다.

전 씨는 비자금을 숨긴 방식에 대해 "돈의 출처는 그들(가족)인데 서류상의 시작은 지인들로부터 나오게끔 했기 때문"이라면서 "웨어밸리도 경호원이 설립하게 해서 그런 조직들을 양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호원 등 지인들은 범죄 수익을 계속 나눠받는 공범이기 때문에 비밀을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가 전체를 비난하는 폭로성 게시물을 잇달아 올려 파장이 일고 있다. 15일 전우원씨 SNS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해당 SNS에 자신이 발언하는 동영상과 그동안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가족사진, 지인 신상정보를 담은 게시물을 연달아 공개했다. 전씨는 전 전 대통령의 차남인 전재용씨의 아들로 확인됐다. [연합]

그는 앞서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도 가족·지인의 재산 은닉, 마약, 성범죄 등을 폭로한 바 있다. 폭로를 결심한 계기에 대해선 전 씨는 "자라면서부터 저희 가족이 수치라는 걸 많은 사람에게서 배워서 알고 있었다"면서 "저도 상처받았기 때문에 그걸 인정하지 않았지만, 주변에서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고 봉사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순수함을 배우면서 모든 걸 내려놓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죄는 죄라고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 씨는 폭로 이후 할머니(이순자 씨)가 연락해 '돌아와라 제발, 니 할미 품으로'라고 했다는 말도 전하며, "답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자신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열흘간 입원했을 때에도 "안부 문자 하나 없었던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는 전 씨의 자택이 뉴욕시 퀸스 롱아일랜드시티의 71층짜리 최신 고급 아파트 빌딩에 위치해 있었다고 전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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