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사랑해”…북한서 이말 썼다간 ‘끝장난다’, 무슨일이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3. 1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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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사랑의 불시착 스크린샷]
한국말을 괴뢰말로 지정한 북한 당국이 주민들 단속을 강화하자 한국식에 익숙한 언어습관을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평양문화어보호법’에 의거, 평양말을 살려 나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미 한국식 말투에 익숙해진 주민들은 평양말을 따로 배워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한국영화와 드라마를 접하면서 이를 따라하게 됐지만 한국식 말투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무의식적으로 한국말이 튀어나와 처벌받을까 염려돼 북한말을 연습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앞서 북한 당국은 지난 1월 17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8차 회의에서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채택하고 남한말을 비롯한 외국식 말투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법에는 남한말을 쓰면 6년 이상의 징역형, 남한말투를 가르치면 최고 사형에 처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그러나 “정작 한국영화와 드라마를 가장 많이 보는 대상이 불법 영상물을 단속하는 사법일꾼들과 간부들, 그들의 가족 친척들”이라며 “오히려 이들이 한국식 말을 퍼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오빠’ ‘사랑해’ ‘자기야’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영화를 많이 봤다는 증거”라며 “북한 당국이 평양말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최근 주민들이 이를 연습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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