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밑을 눌러서 스핀을…" 이승엽 감독의 조언, 빨랫줄 홈런 두방에 0.429..'제2의 김재환' 탄생하나[창원스타]

정현석 2023. 3. 1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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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외야수 송승환(23)은 '제2의 김재환'으로 평가받는 선수.

"김재환 선배님에게 어떻게 쳐야 하는 지 여쭤 봤어요. 힘 빼고 앞에서 강하게 눌러 치는 느낌으로 치라고 하시더라고요. 이승엽 감독님과 고토 코치님께서도 마무리 때 공 밑에 스핀을 주라고 조언해주셨어요. 작년에 타구가 힘이 없고 장타가 많이 안 나왔어요. 공을 문대듯이 쳤었거든요. 그런데 조언대로 치다보니 타구에 힘이 붙고 배트 끝에 맞아도 신기하게 담장을 넘어가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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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NC전을 마친 뒤 인터뷰 하는 송승환. 창원=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두산 베어스 외야수 송승환(23)은 '제2의 김재환'으로 평가받는 선수.

서울고 시절부터 강백호와 함께 빼어난 타격재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포지션 방황이 있었다. 고교 때 포수 출신이었지만 프로 입단 후 3루수를 거쳐 지금은 외야 정착을 시도중이다.

아무래도 수비적인 모습보다는 남다른 재능 배팅 파워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 압도적 장타력으로 두산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한 포수 출신 외야수 김재환과 성장 궤적이 흡사하다.

전역 시즌인 지난해 1군 11경기에 나섰지만 크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장기인 배팅 파워에서도 크게 어필하지 못했다.

지난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마무리와 스프링 캠프는 송승환에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롤모델' 김재환 선배와 새로 부임한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과의 만남. 행운이었다.

"김재환 선배님에게 어떻게 쳐야 하는 지 여쭤 봤어요. 힘 빼고 앞에서 강하게 눌러 치는 느낌으로 치라고 하시더라고요. 이승엽 감독님과 고토 코치님께서도 마무리 때 공 밑에 스핀을 주라고 조언해주셨어요. 작년에 타구가 힘이 없고 장타가 많이 안 나왔어요. 공을 문대듯이 쳤었거든요. 그런데 조언대로 치다보니 타구에 힘이 붙고 배트 끝에 맞아도 신기하게 담장을 넘어가더라요."

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2회 솔로홈런을 날린 송승환이 이승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3.13/

김민혁과 함께 두산 타선에 힘을 불어넣을 오른손 거포의 탄생.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범경기 단 3경기 만에 벌써 2개를 담장 밖으로 날려보냈다.

송승환은 1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시범경기에서 2-3으로 뒤지던 8회 무사 1루에서 역전 투런홈런을 쏘아올리며 7대3 승리의 주역이 됐다. 1B1S에서 좌완 최성영의 138㎞ 몸쪽 패스트볼을 강하게 당겼다. 빨랫줄 처럼 날아간 공은 힘이 죽지 않고 끝까지 살아서 담장을 넘었다. 지난 13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시범경기 첫 타석에서 좌완 에이스 반즈의 빠른 공을 거침 없이 돌려 왼쪽 펜스를 넘겼다. 그 당시도 중계 캐스터가 '저 볼이 담장을 넘네요?'라고 감탄할 만큼 라인드라이브성으로 힘이 빠지지 않고 끝까지 살아 넘어간 타구였다. 좌완 상대로 한 2개의 홈런. 좌투수 상대로 대타 투입 기회를 얻을 가능성을 스스로 높이고 있다.

전설적 홈런왕 출신 이승엽 감독은 경기 전 "의식적으로 올려치는 타구는 끝에 힘이 떨어진다. 배트와 공이 만나는 지점에 변화를 줘서 타구에 각을 만들면 스핀이 강하게 걸리면서 끝까지 살아가는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힘도 있어야 하고 타자의 기술이 있어야 한다. 가르친다고 다 되는 건 아닌 선수 개개인의 역량"이라고 했다. 가르친다고 다 되는 게 아닌 그 특별한 역량. 송승환이 품고 있었다. 이 감독의 설명 그대로 강한 스핀을 먹여 담장을 라인드라이브성으로 넘겼다.

송승환은 9회 1사 1루에서 맞은 두번째 타석에서도 김영규로부터 좌전안타를 뽑아내며 추가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2타수2안타 2타점 맹활약. 시범경기 3경기 만에 홈런 2개 포함, 7타수3안타(0.429) 3타점을 기록하며 벤치에 눈도장을 찍고 있다.

송승환은 "저는 어차피 방망이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선수"라며 "시범경기 매 타석이 너무 소중하다 보니 눈빛도 강하게 보이는 것 같고 자꾸 몸에 힘이 들어가는데 그 힘을 빼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재환 선배님은 입단 때부터 우상이라 치시는 걸 늘 유심히 관찰한다. 늘 저렇게 야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선배님 자리(4번 좌익수)에 교체 출전한 날 좋은 모습을 보여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민혁과 함께 새로운 오른손 거포의 탄생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송승환. 두산 타선의 파워업을 가능하게 해줄 새로운 기대주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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