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소리 끊겼다…"줄도산 위기" '돈맥경화' 중소건설사들 비명

배규민 기자 2023. 3. 1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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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자금경색이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건설현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자금난에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서울은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는 등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분위기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중소건설사들이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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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 신혼부부를 위해 짓던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신혼부부 공동주택이 자금난에 매물로 나왔다. 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가 붙인 '유치권 행사 중' 현수막이 건물 곳곳에 붙어있다./사진=배규민 기자


#수도권 A사업장은 오는 7월 브릿지론 대출 만기가 돌아온다. 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실패해 기존 브릿지론 연장만 이어가고 있다. 브릿지론 대출 금리는 수수료를 포함해 연 13~14% 수준으로 한 번 연장할 때마다 금융비용 부담은 연 100억원씩 늘어난다. 시장 침체로 책임준공과 신용공여를 제공해줄 시공사 선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계속해서 자금 조달과 사업 진행이 되지 않으면 사업이 좌초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무주택 신혼부부를 위해 짓던 아파트 공사 현장이 멈췄다. 준공 후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사들여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사업주체가 대출만기 상환에 실패했다. 대주단은 공매로 내놓고 곧바로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공사비를 받지 못한 중소건설사 등은 현재 유치권을 행사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자금경색이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건설현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자금난에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서울은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는 등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분위기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중소건설사들이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악화된 상태로 버티지만 미분양 급증 지방 '위험'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행업계는 잠정 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부동산 시장이 활황일 때 개발사업을 위해 대거 토지를 사둔 곳들은 사업을 진척시키지 못하고 금융 비용만 지불하면서 버티고 있다.

시행사 한 임원은 "규모가 큰 A시행사는 임원들에게 개발을 위해 사들였던 보유 토지분을 모두 매각할 것을 주문했다"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금리에 아파트, 오피스텔, 물류 등 관련 시장이 모두 얼어붙었고 금융사들은 부동산 PF 집행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건축허가, 착공, 준공 모두 감소세다. 국토교통부 집계 자료에 따르면 전년도 건축 인허가 면적은 전년보다 3.6% 늘었지만 동수는 19만6477동으로 전년 보다 15.1% 줄었다. 착공은 면적·동수 모두 약 19% 줄었으며, 준공도 면적은 11.2%, 동수는 13.3% 각각 줄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감소세는 두드러진다. 건축허가를 받은 동수는 25.2%가 줄었고, 건축허가 연면적 역시 19.2%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시는 건축허가 동수가 38.4% 급감했다.

시공사는 책임준공약정 때문에 공사를 중단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진행하지만 준공 후에 미분양이 지속될 경우 시행사와 시공사 모두 줄도산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지방이 위험 지역으로 꼽힌다.

올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총 7만5359가구로 전년 동월(2만1727가구) 대비 274%(5만3632가구)가 늘었다. 특히 대구는 1년 동안 미분양이 9887가구 늘어 미분양 아파트는 1만3565가구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18%, 경북이 12.2%로 두 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전국의 30.2%를 차지한다.

시행사 다른 임원은 "지금은 경매 시장도 좋지 않기 때문에 금융사들이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연장하는 분위기지만 더는 버티지 못하는 상황까지 오면 줄도산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분양이 많은 지방은 이미 상당 수의 사업장이 한계 상황에 놓였고 PF사업의 부실문제가 올 상반기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는 악화한 상태를 유지 중인데 금리 인하 가능성과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회생 가능성이 커졌지만 이는 수도권 대형사 일부 정도"라면서 "지방 중소건설사는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게다가 신탁사들이 경쟁 과열로 책임준공 의무를 지는 상품을 대거 판매해 일부 신탁사의 도산이나 손실도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잿값 인상과 맞물리면서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우려도 제기했다. 김 연구위원은 "공사비는 엄청나게 올랐는데 수요 심리 위축으로 소비자는 오히려 낮은 가격의 분양을 원한다. 시장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손익도 맞지 않기 때문에 과거보다 주택 공급은 대폭 줄어들 것"이라면서 "몇 년 후에는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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