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골 침묵···서울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위기의 남자’ 황의조의 돌파구는 언제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서울)의 골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그가 마지막으로 골 소식을 전한 건 거의 1년 전으로 2022년 4월 프랑스 리그1 보르도에서 뛸 당시 FC메스전에서의 시즌 11호골이 끝이다.
황의조는 단기 임대로 2023시즌 개막을 앞두고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황의조는 프랑스 1부리그에서 성공을 발판으로 노팅엄 포리스트(잉글랜드)로 이적했지만, 곧바로 임대된 올림피아코스(그리스)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실전 경기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로 6년 만의 K리그 복귀를 선택했다.
명예회복을 통해 자신이 여전히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해야 하는 황의조는 서울에 입단하며 “서울에서 뛰면서 다시 좋은 무대에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며 유럽 재진출에 목표가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서울 이적 후 3경기에서도 골이 나오지 않으면서 답답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황의조는 서울에서 박동진, 일류첸코 등과 짝을 이뤄 투톱으로 나서고 있다. 양 측면의 나상호, 임상협, 중원에서 기성용, 팔로세비치 등의 지원을 받는 황의조는 최전방 공격수임에도 오프더볼(공을 소유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드필더나 다름없는 왕성한 활동량과 폭넓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전방 압박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지난달 25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는 몇 번의 감각적인 슈팅으로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움직임에도 광주FC전, 울산 현대전까지 개막 3경기에서 골이 터지지 않았다. 안익수 서울 감독은 지난 12일 울산전을 앞두고 황의조에 대해 “그리스에서 (경기를 뛰지 못한)시간들은 무시할 수 없다. K리그를 떠나 있었던 시간도 길었다”면서도 “이제 황의조 선수가 어느 정도 적응을 했을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지만 이날도 침묵했다. 황의조는 개막 3경기에서 슈팅 4회, 유효슈팅 2회를 기록했다.
황의조는 대표팀에서도 ‘위기의 남자’다.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황태자’로 불리며 중용됐지만,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결국 지난해 11월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인 가나전부터 조규성(전북)에게 밀려 선발 베스트11에서 제외됐다.
이제 대표팀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다. ‘전차군단’ 독일축구의 전설적인 공격수 출신으로 과거 어떤 사령탑보다 골 마무리 능력이 좋은 ‘9번’ 공격수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 것으로 보이는데, 황의조는 지난 서울-울산전을 직관한 클린스만 감독 앞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황의조는 오는 24일 콜롬비아(울산 문수축구경기장), 28일 우루과이(서울월드컵경기장)와의 평가전을 앞둔 클린스만 감독의 첫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시험대에 오른다. 황의조는 대표팀 소집에 앞서 마지막으로 열리는 1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다시 시즌 마수걸이 골 사냥에 도전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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