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오빠` 한국말 나올라…北말투 연습하는 北주민

권오석 2023. 3. 1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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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한국말을 괴뢰말로 지정하고 단속을 강화하자, 북한 주민들이 한국식으로 고정된 언어습관을 고치고 북한식 말투를 연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당국이 '평양 문화어보호법'에 의거해 평양말을 살려나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미 한국식 말투에 익숙해진 주민들은 평양말을 따로 연습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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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
"한국식 말투에 익숙해진 주민들 평양말을 따로 연습"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북한 당국이 한국말을 괴뢰말로 지정하고 단속을 강화하자, 북한 주민들이 한국식으로 고정된 언어습관을 고치고 북한식 말투를 연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사진=연합뉴스)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당국이 ‘평양 문화어보호법’에 의거해 평양말을 살려나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미 한국식 말투에 익숙해진 주민들은 평양말을 따로 연습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오랜 세월 꽉 막힌 체제에서 ‘장군님 만세’만 외치던 주민들은 한국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자유롭고 매력적인 한국식 생활문화와 말투에 매력을 느껴 이를 따라 하게 된 것”이라면서 “그런데 요즘 한국식 말투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한국말이 얼결에 튀어 나와 처벌받을까 염려돼 조선(북한)식 말투를 연습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북한 당국은 지난 1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8차 회의에서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채택하고 남한말을 비롯한 외국식 말투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법에는 남한말을 쓰면 6년 이상의 징역형, 남한말투를 가르치면 최고 사형에 처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소식통은 “사람들이 ‘오빠’ ‘자기야’ ‘사랑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은 한국영화를 귀에 익고 입에 오를 정도로 봤다는 증거”라면서 “하지만 당에서 평양말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하자 최근 주민들이 기래서(그래서)나 알간(알겠니) 등 평양말을 연습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요즘 일반 주민들도 평양 표준어 연습을 하고 있다”면서 “‘패션’이나 ‘헤어스타일’ ‘와이프’ 등 한국식 말을 단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과거에는 ‘동지’나 ‘동무’라고 하던 것을 요즘엔 ‘친구’로 부르거나 남녀 연인사이에 ‘자기’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화 되었다”면서 “하지만 당에서 평양문화어를 살리고 썪어 빠진 자본주의 언어인 한국말을 쓸어버려야 한다며 단속하자 일부 주민들은 입에 붙어 습관이 된 한국말을 바꾸려고 연습하는 희한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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