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식 특집] "산에서 푸짐한 만찬, 산행엔 독"

신준범 2023. 3. 1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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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에 좋은 음식&나쁜 음식
가정식 백반 소화에 90분 이상 걸려, 맵고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 피해야
하버드대학이 추천하는 건강한 한 끼 식사. 등산 행동식과는 무관하지만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식단이다. 그림 제공 '스포츠 영양학(라이프사이언스)'
하버드대학이 추천하는 건강한 한 끼 식사. 등산 행동식과는 무관하지만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식단이다. 그림 제공 '스포츠 영양학(라이프사이언스)'

스포츠영양학 권위자인 단국대 이명천 석좌교수가 추천하는 등산에 유익한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을 소개한다. 음식을 소개하기 전 먼저 알아둬야 할 것은 먹는 방식이다. 우리 몸은 음식을 먹었을 때 소화시키기 위해 혈액(산소+영양공급)이 위와 내장으로 몰리게 된다.

음식을 분해해 몸에 영양을 공급하는 데 산소가 사용되기에, 음식을 소화하는 동안에 산행을 하면 숨이 차서 평소 속도와 컨디션을 유지하며 걷기가 어렵다. 소화하는 데 산소를 쓰고 있어 산행에 사용되는 다리와 팔까지 산소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운동능력은 떨어지고, 숨이 차올라 등산 같은 유산소 운동에는 치명적인 운동능력 저하를 유발한다. 즉,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등산에 유리하다. 단체 산행이나 지인과 산에 올랐을 때 돗자리를 펴고 앉아서 푸짐하게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이 한국인의 전통적인 문화지만, 효율적인 산행에는 적합하지 않다.

사람마다 신체 능력과 배고픈 때는 다르다. 허기가 느껴질 때마다 조금씩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영향학적으로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것이 이명천 교수의 설명이다.

산행 시 유익한 음식

보통 5시간 이상의 산행은 체력 소모가 크다. 효율적인 에너지 보충을 위해 복합식사를 추천한다. 다양한 음식 섭취를 통해 영양학적인 균형을 잡는 식단을 추천한다. 산행 시 과일이 유익한 음식이라 하여, 과일만 준비하면 단백질과 지방식이 등이 부족해 영양학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산에서 간편하게 먹기 좋은 음식을 다양하게 준비해 지퍼백에 담아가는 것이 좋다. 추천 음식은 다음과 같다.

•초콜릿류와 에너지바

빠르게 에너지 보충을 할 수 있다.

•견과류

에너지 보충과 뇌 기능 향상에 유용한 건강식품.

•육포(어포)

씹는 맛과 단백질 보충.

•건포도

철분 비타민 보충.

•누룽지

무게가 가볍고 산행 중 섭취가 편리하며 허기짐을 막아준다.

•과일

수분 섭취와 식이섬유, 천연비타민류 보충,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산행 시 피해야 할 음식

일반적으로 밥과 국, 반찬을 먹는 한국의 가정식은 소화되는 데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식사 후 1시간 30분 동안 "헉헉"거리며 무리하게 걷는 것은 몸을 혹사하는 행동이다. 또 산에서 1시간 30분 동안 한 자리에서 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나치게 매운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소화기에 부담을 준다.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속이 더부룩하고 장에 가스가 찰 수 있다.

기름지고 지방이 많은 음식도 피해야 한다. 육류로 영양소를 보충하는 것은 좋지만 기름에 튀긴 음식(치킨, 삼겹살, 베이컨 등)은 위에서 소화시키는 데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스포츠 영양학 교수의 추천 노하우

1 산행이 예정되어 있다면 아침식사를 반드시 하라. 아침식사를 거르고 산행하면 혈당조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2 밥, 국, 반찬 같은 가정식으로 아침식사를 한다면 산행 시작 90분 전에 마쳐라. 일반적인 가정식은 소화하는 데 평균 90분 이상 소요된다.

3 산행 중 과식하지 마라. 위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최적의 컨디션으로 산행할 수 있다.

4 이온음료를 마셔라. 빠르게 수분을 보충하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 노화 예방 효과가 있다. 일반인이 산에서 최대 능력을 끌어낼 수 있는 만능키인 것이다.

5 미숫가루에 꿀을 타서 마셔라. 천연성분으로 빠르게 영양소를 채워 주며, 수분 섭취까지 가능하다.

6 하산 후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를 가급적 빨리하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밥과 육류(삼계탕, 돼지김치두부두루치기 등), 오렌지주스 같은 당이 들어간 비타민을 포함한 과일음료는 빠른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7 등산으로 다이어트를 원한다면, 저녁 7시 이후에는 음식을 가급적 먹지 말아야 한다. 열심히 등산을 했어도 지나친 뒤풀이는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8 음식과는 무관한 내용이지만, 하산 후 집에서 충분한 숙면과 수분을 취해야 한다. 고산등반이나 과한 운동으로 몸이 상했을 경우, 피로를 회복하는 첫 번째 노하우가 깊은 숙면이다. 충분한 숙면은 신경과 멘털 회복에 보약이 되므로 매우 중요한 조건이다.

단국대 이명천 석좌교수

단국대 이명천 석좌교수

이명천 교수는 서울대에서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스포츠 영양학 석사와 건강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UC버클리 운동 영양학 교환 교수로 다녀왔으며, 국민대 체육대학 교수와 단국대 교육대학원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1970년대 하키 국가대표 선수를 지낸 문무를 겸비한 스포츠 전문가인 그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의 급식위원장으로 아시아 각국에서 온 선수와 코치진을 비롯한 국내외 코칭스태프들의 영양을 설계하기도 했다. 또한 수영선수 박태환의 영양 코칭을 했다.

운동영양학이 생소하던 1990년대 미국의 저명한 스포츠영양학자 멜빈 윌리엄스Melvin H. Williams 박사의 저서 <스포츠 영양학>을 초판번역(2001)을 시작으로, 12판(2021)까지 20여 년간 스포츠 영양학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월간산 3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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