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청각은 불안정할까?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2023. 3. 16.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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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시사IN〉 기자들이 직접 선정한 이 주의 신간. 출판사 보도 자료에 의존하지 않고 기자들이 꽂힌 한 문장.

 

왜곡하는 뇌

다이애나 도이치 지음, 박정미·박종화 옮김, 에이도스 펴냄

“만약 당신이 실험에 참여했다면 어떻게 들었을지 예상해보라.”

청각은 불안정하다. 한쪽 눈에 있는 광 수용체가 약 1억2600만 개인 데 비해 한쪽 귀에 있는 청각 수용체는 1만5500개다. 이 중 뇌로 전달되는 신호를 보내는 청각 수용체는 3500개에 불과하다. 청각적으로 착각을 일으키는 ‘착청’이 일어나는 이유다. 오랫동안 음악심리학을 연구해온 저자는 “음악의 ‘진짜’ 형태는 유일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독자들이 직접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지면 곳곳에 QR코드를 실어두었다. 옮긴이들 역시 책을 읽다가 의문이 들거나 착청을 체험했다면 제보해달라며 이메일 주소를 적어두었다. 무엇보다 친절한 책이다.

 

 

 

 

 

밑바닥에서

김수련 지음, 글항아리 펴냄

“내 글은 엉망이 된 시신 위에 덮인 흰 시트 같은 것이다.“

몰아치는 일은 실수가 되어 돌아온다. ‘생명’ 앞에서 과로는 부차적인 일이 된다.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간호사는 자주 후려쳐진다. 영웅이나 천사가 아니라 ‘빼어날 수에 단련할 연 자를’ 쓰는 ‘사람’으로서 “죽음의 모서리”에서 벌어지는 매일의 일들을 기록했다. 간호사의 대응은 치료의 질을 결정한다. OECD 평균의 3분의 1밖에 안 되는 간호사들이 OECD 평균의 5배나 되는 병상을 감당하고 있는 현실이 환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시한다. “내 삶의 ‘그래도’들을 사랑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했다”라고, 불행과 고통 안에 머무르지 않고, 무엇이 필요하고 나아져야 하는지를 안간힘을 다해 고쳐 적는다.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오후 지음, 동아시아 펴냄

“우리는 마약중독자를 너무 쉽게 단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유튜브에서 펜타닐 중독자에 대한 영상을 봤다. 두려움과 궁금증, 인류에 대한 걱정과 오지랖 등 온갖 생각이 떠올랐다. 관련 영상을 연이어 봤다. 다음 날 중독자들의 고백부터 마약사에 이르는 각종 영상이 ‘추천’에 떴다. 한 편을 보기 시작하면 멈추지 못했다. 이 책은 개정증보판이다. 2018년에 출간된 이후 펜타닐 사망 급증, 버닝썬 사건 등 마약과 관련된 큼직한 사건·사고가 터졌고 이를 포함한 새로운 정보들을 추가했다. 저자는 우리가 마약에 대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생각을 이렇게 지적한다. ‘삶을 파탄 내는 악마의 약, 한번 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의 약.’ 동경과 혐오, 그 사이를 채우는 진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챗GPT

반병현 지음, 생능북스 펴냄

“너무 똑똑한 AI의 출현, 위기인가 기회인가?”

챗지피티(챗GPT)는 지난해 11월 출시되자마자 세상에 큰 충격을 줬다. ‘대화형 인공지능’이라기에 그동안 나온 챗봇들보다 조금 나은 수준 정도로 예상했는데 그들과 차원이 다른 엄청난 성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챗지피티가 어떤 기술이고, 이와 관련된 거대 테크 기업들 사이의 경쟁이 어떤 식으로 벌어지고 있으며,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한 지식과 감(感)을 한나절 동안 소화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볼 만하다. 빠르고 쉽게 읽힌다. 특히 챗지피티가 영어는 능숙한데 한국어엔 서툴고, 수학 문제는 잘 풀지 못하지만 코딩 관련 질문엔 꽤 정확하게 대답한다는 등의 정보를 다양한 사례로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특별부록으로 챗지피티의 원리, 업무 활용법, 기업 사례, 챗지피티 플러스 버전 등에 대한 정보를 수록하고 있다.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하재영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페미니즘에 대해 알아가면서, 나와 가장 가까운 여성-엄마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딸은 ‘나대는’ 아이였다. 엄마는 고집스러운 성격을 가진 딸을 ‘꺾으려’ 했다. 무난하고 평범한 삶이 좋은 거라 했다. 엄마를 원망해오던 딸은 몇 년이 지난 뒤에야 그것이 엄마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엄마의 삶은 어떻게 미화되고 또 왜곡되는가? 누구의 아내도 며느리도 엄마도 아니었던 시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생애사 인터뷰와 그를 재해석한 딸의 ‘공동 회고록’이다. “주관적이고 편협한 해석에는 필연적으로 오독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라면서도 그 불가능성을 알기에 엄마에 대해 쓰고 싶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글쓰기가 어떻게 ‘싸우기’가 되는지, 마침내 자기 삶의 저자가 되도록 만드는지 이 책은 보여준다.

 

 

 

 

 

당신은 전쟁을 몰라요

예바 스칼레츠카 지음, 손원평 옮김, 생각의힘 펴냄

“2월24일, 그날이 내 인생 전체를 바꿔놓았다.”

2022년 2월14일 열두 살 생일. 방에 달린 축하 풍선에도 호들갑을 떨었던 십 대. 친구들한테 축하 문자를 받고 빨리 학교에 가고 싶었던 예바. 열흘 뒤 새벽잠을 깨운 쨍쨍 울리는 금속음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 해외에서 돈을 버는 부모 대신 우크라이나에서 할머니와 살았던 예바는 피란길에 나선다. 아일랜드 더블린까지 이어진 여정 틈틈이 참혹한 현장을 일기장에 썼다. “전쟁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전쟁이 정말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저널리스트보다 더 생생한 르포를 남긴 저자의 첫 문장이다.

 

 

시사IN 편집국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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