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달라진 北 '연합연습 대응' 보도 방식…기조 변화에 눈길
올해는 다소 차분해진 보도에 주목…경제 성과에 여력 쏟는 현황 반영됐나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 매체들이 올해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에 대응하는 보도 방식은 지난해 하반기 한미 연합훈련 때에 비해 '차분해진'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총력 대응' 후 대대적인 선전 차원의 보도를 했다면, 올해는 보도의 톤이 지난해에 비해 확연히 낮아진 모습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5일 보도에서 "서부전선의 중요작전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조선인민군 미사일 부대에서 3월14일 구분대교육을 위한 미사일 시범사격 훈련을 진행했다"라고 전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 14일 오전 7시41분쯤부터 7시51분쯤까지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한 것에 대한 보도다.
다만 북한은 이 보도를 신문 2면에 작게 배치했다. 노동신문은 대신 15일 자 1면에는 경제 계획 수행을 다그치는 사설을 실었다. '역대급' 규모로 진행되는 한미 연합연습에 대응하는 국면에서 주민들에게 '맞대응' 보도보다 경제 발전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더 크게 낸 셈이다.
북한은 지난 9일 남포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6발을 발사했고, 노동신문은 이튿날인 10일 1~2면에 걸쳐 "총비서 동지(김정은)가 중요작전 임무를 담당하는 군부대를 현지지도하고 화력습격훈련을 보셨다"라고 전하면서 비중 있게 보도했다. 특히 김 총비서의 딸인 김주애가 훈련장에 동행하면서 북한의 이번 연합연습 맞대응도 상당한 수준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지난 12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잠수함을 이용해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2발을 발사할 때부터 양상이 달라졌다. 노동신문은 이튿날인 13일 "전략순항미사일 수중발사훈련을 진행했다"라고 밝히면서 관련 보도를 내놨으나 역시 보도는 2면에 크지 않게 배치됐다.
'도발'에 대한 보도를 작년 연합훈련 대응 때처럼 몰아서 대대적으로 하지 않고 건건이 하고 있는 점, 김정은 총비서가 모든 '맞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지난해 10월10일자 보도에서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과 전선장거리포병부대, 공군의 화력타격훈련이 9월25일~10월9일 진행됐다"면서 "김정은 동지가 군사훈련을 현지에서 지도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신문은 당시 8면에 걸쳐 관련 사실을 보도하면서 해당 군사훈련이 미 핵항공모함, 핵잠수함이 전개된 한미·한미일의 연합훈련에 대응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신문은 9월25일부터 보름간 7차례 발사된 각종 탄도미사일과 장거리포병부대 및 공군의 타격훈련에 대한 구체적 내용, 김 총비서의 지시사항이 모두 담겨 있었다. 김 총비서가 사상 처음으로 연합훈련에 대한 '대응 훈련'을 직접 지휘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선전한 셈이다.
아울러 노동신문은 11월7일 보도에서 한미의 '비질런트 스톰' 연합훈련에 대응해 11월2일부터 나흘간 진행한 30여발의 미사일 발사 등 '군사작전'에 대해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대대적인 보도를 내놨다.
당시 북한은 거의 모든 부문의 에너지를 국방력 강화 및 외부의 위협에 대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올해 처음으로 진행되는 한미 연합연습 대응에서 그 기조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올해 국방력 강화 못지 않게 경제 성과에 상당한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북한은 올해 농업 발전을 경제 성과 중에서도 최대 과업으로 삼고 있다. 식량 증산은 물론 농촌 재건까지, 이는 전국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연초 북한의 에너지가 농업부문에 상당히 투입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북한 매체의 보도로만 봤을 때는 경제와 군사를 '투 트랙'으로 가져가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현재 북한이 보여 주고 있는 모습은 이러한 당국의 기조가 반영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으론 4월까지 군사 정찰위성의 '준비 완료'를 선언한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에 맞춰 이를 발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상수'가 된 한미 연합연습보다 대내외적으로 더 성과를 크게 과시할 수 있는 정찰위성 개발 완료 및 발사에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한미 연합연습 일정이 일주일 넘게 남았기 때문에 북한의 모든 의도를 속단할 수는 없다. 북한이 남은 기간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북한의 전략의 변화도 더 선명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다.
특히 이날(16일)부터 이틀간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 맞춰 북한이 '대형 도발'을 할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관련 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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