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김동연 아홉 달, 지금은 일할 때
金도 경제•정책•행정 살려야
‘충청•정치’ 좇던 실패 역사
김동연 지사의 ‘입’이 불을 뿜고 있다. 주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다. “외교는 친목을 도모하는 사교가 아님을 착각하지 말라”(페이스북·6일). “기미독립선언서를 한 번이라도 읽어 보라”(페이스북·2일). 국가수사본부장 사태, 이태원 사태, 대선 1주년.... 고비마다 등장한다. 기자회견에서의 표현도 주목된다. ‘도민 여러분’ 외 ‘국민 여러분’이 등장했다. 특정 시기부터 이랬다. SNS에 작정하고 남겼다. 언론이 평한다. ‘김동연 대권 행보.’
오버랩되는 정치 그림이 있다. 사법리스크에 몰린 이재명 대표다. 체포영장은 부결됐지만 표가 묘했다. 그 분석을 두고 내분이 계속된다. 최근에는 전 비서실장 참변까지 발생했다. 이제 대표 후퇴론도 당당히 나온다. 이런 때 열리기 시작한 ‘김동연의 입’이다. 조심스럽게 ‘포스트 이재명’이 얘기된다. 김 지사는 아니라지만, 정치 해석은 그렇다. 사실 이상할 것도 없다. 대선에서 단일화했던 둘이다. 지방선거에선 지사직을 주고받았다.
경기지사는 누구든 대권 후보였다. 잠룡(潛龍) 아닌 지사가 없었다. 하지만 당내 경선까지만 그랬다. 경선에 가면 다 무너졌다. 경기도 표심이 이상하게 외면했다. 어떤 지사는 5%, 어떤 지사는 1%였다. 그걸 깬 게 이재명 지사다. 경기도 경선에서 59.29%를 얻었다. 상대 이낙연(30.52%)의 두 배였다. 이 추세는 본선으로 이어졌다. 종합에서 졌지만 경기도에서는 크게 이겼다. 5.32%차 압승이었다.
그 이유를 많은 이들은 ‘입’에서 찾는다. 절반은 맞다. ‘이재명 입’은 무적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아주 중요한 절반이 있다. 바로 시장 8년, 지사 4년간의 실적이다. 전국 최초 시리즈가 그거다. 전국 최초 청년수당 지급, 전국 최초 지역화폐 지급, 전국 최초 기본수당 지급, 전국 최초 농촌수당 지급, 전국(광역) 최초 계곡 정비.... 이게 다 ‘이재명의 전국 최초’다. -건전·지속성 논란을 빼고 보면-이보다 흡입력 큰 스펙은 없다.
김 지사도 잠룡이다. 충청대망론, 흙수저 신화를 장착했다. 일 많이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액환승할인, 강소기업 200개 육성, 미네르바 스쿨, 군공항 이전 통합, 아동 성범죄 등 상담 센터, 맞벌이 가사도우미, 고용평등임금 공시, 미세먼지 차단숲, 소상공인 신용대사면, 1인가구 방범설치비 지원, 한부모 가정 도우미, 청년 경기찬스, GTX SRT KTX, 어르신 안전 하우징, 북부 의료원, 100만개 일자리, 경기TV설립, 탄소중립....
도지사선거 공약의 일부다. 어떤 것도 포기했다는 말은 없다. 확 줄였다는 얘기도 없다. 그렇다면 다 지켜져야 한다. 벌써 9개월 돼간다. 이행률을 챙길 때다. 언론이 ‘대표공약’ 몇 개는 체크한다 ‘1시간 줄이기 교통’, 선언·협약 수준이다. ‘기회수당 지급’, 줄 거라는 얘기다. ‘북부특별자치도’, 시작했다는 정도다. 나머지는 모른다. 세상에 ‘대표 아닌 공약’도 있나. 모든 공약이 누군가에는 절박하다. 다 해내야 한다. 밤잠이 오겠는가.
대개 임기 2, 3년이 뜨겁다. 김 지사에게도 그런 2년이 오고 있다. ‘경제·정책·행정의 달인’이라고 했다. 그 능력이 폭발할 거라 기대했다. 그런데 분출한 건 엉뚱한 분야다. 독기 어린 정치 언어다. 그침 없고, 작정한 듯 쏟아내고 있다. 옮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개인 정치의 영역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게 경기도지사다 보니 달리 보인다. 너무 이른 것 같아 걱정이고, 다시 일로 돌아오지 못할까 봐 걱정이다. 3년 내내 이런다면....
-충청 대망론이라 했다. ‘깜짝 놀랄 후보’라고 했다. 아부가 넘쳐 났다. ‘지사님 이제 대통령 하셔야죠.’ 도정은 사라졌다. 결재판 대신 공무원 얼굴만 봤다. “잘한 거지?”. 그 유명한 ‘이인제式 결재’다. 맘이 그러니 몸이 붙어 있겠나. 2년3개월 만에 떠났다. 배신당한 경기표심이 그를 지웠다. 모든 선거에서 그를 버렸다. 언제부터 그는 경기도에 연(緣)없는 외지인이다. 일 안 하고, 정치만 좇더니 그렇게 됐다. 보고 싶지 않은 역사다.-
김종구 주필 1964kj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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