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사태 크레디트스위스로 불똥…주가급락 속 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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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가 재무 건전성 문제로 고객 자금 유출 사태를 겪는 와중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라는 악재까지 만나 전례 없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주가는 급락을 거듭하고 은행 최대 주주는 투자금을 추가 수혈할 의향이 없다고 밝히면서 크레디트스위스마저 중대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작년 하반기부터 재무 건전성 문제가 불거지며 위기설이 종종 제기됐던 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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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가 재무 건전성 문제로 고객 자금 유출 사태를 겪는 와중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라는 악재까지 만나 전례 없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주가는 급락을 거듭하고 은행 최대 주주는 투자금을 추가 수혈할 의향이 없다고 밝히면서 크레디트스위스마저 중대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15일(현지시간) 오후 3시30분 현재 스위스 취리히 증시에서 크레디트스위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17.34% 주저앉은 1.85 스위스프랑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30분에는 전일보다 30% 넘게 하락한 1.56 스위스프랑까지 주가가 내려가기도 했다.
이달 3일 2.78 스위스프랑이던 크레디트스위스의 주가는 연일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주가 급락세에는 지난주 SVB의 파산 사태로 인한 시장 불안 심리가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도 위험 지표인 1년물 신용디폴트스와프(CDS)도 크레디트스위스의 위기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 등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의 CDS는 이날 835.9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스위스의 라이벌 은행인 UBS그룹의 18배, 도이치뱅크의 9배 수준이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최대 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 아마르 알 쿠다이리 회장은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자금 수요가 있으면 크레디트스위스에 추가 재정지원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절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그의 발언은 크레디트스위스의 주가 급락을 부채질한 요인이 됐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작년 하반기부터 재무 건전성 문제가 불거지며 위기설이 종종 제기됐던 은행이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유동성 보유 수준으로는 시장 변동성을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번지면서 주가는 대체로 하락을 거듭해왔다.
2021년 파산한 영국 그린실 캐피털과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 캐피털에 대한 크레디트스위스의 투자 실패가 막대한 손실을 낳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자와 은행 고객들이 대거 빠져나갔던 것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사우디국립은행 등에서 투자를 유치하고 투자은행(IB) 부문을 다른 브랜드로 분리하는 한편 2025년 말까지 9천명을 감원하기로 하는 등 자구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재무적 우려를 불식시키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특히 최근 공개된 크레디트스위스의 지난해 연례보고서에서 그룹 재무회계 부문에 대한 내부 통제에 '중대한 약점'이 발견됐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위기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VB 사태로 시장 변동성이 증폭하면서 크레디트스위스의 위기설은 쉽사리 가라앉지 못할 전망이다.
미국의 자산운용전문업체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코퍼레이션의 자산배분 책임자인 프리데릭 도다드는 블룸버그에 "SVB 사태와 같은 위험이 있을 때는 금융 시장이 차분한 흐름을 되찾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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