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불어난 경기 수…선수 혹사 부를라
‘3개국 분산’ 장거리 이동 언급 없어
경기 기간은 같은데, 경기 수는 더 늘어났다. 빡빡한 일정에 신음하는 선수들의 피로도가 줄기는커녕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제73회 르완다 총회에 앞서 열린 평의회를 통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4팀씩 12조로 묶어 조별리그를 치르는 방안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확정된 방안에 따르면 월드컵 경기 수는 104경기로 늘어나고, 이에 따라 일정도 최소 1주일은 더 필요하다. FIFA가 지적한 조별리그의 긴장감, 흥미라는 부분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선수들은 더욱 힘들어졌다.
겨울에 열린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은 29일 동안 64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으로 선수들의 원성이 높았다. 북중미 월드컵은 2026년 7월19일에 결승전이 예정돼 있는데, 증가한 경기 수에 맞게 늘어나야 할 일정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문제다. FIFA는 개막에 앞서 23일 정도 주어지는 훈련 기간을 1주일 줄여 전체 일정을 이전 대회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FIFA는 “56일 동안 휴식과 소집, 대회 등 일수를 합치면 2010년, 2014년, 2018년 대회와 같다”고 설명했는데, 문제는 이들이 개최국의 ‘크기’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북중미 월드컵은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의 북중미 3개국에서 개최된다. 지난해 월드컵이 열린 카타르는 경기도 면적과 비슷했지만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는 세계 국토 총면적 순위에서 20위 안에 드는 국가들이다. 비행기를 이용해도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고, 선수들의 피로도 상당하다. FIFA는 이동거리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동거리의 경우 해결책으로는 ‘버블’ 방식을 들 수 있다. 이동거리가 선수들이 수용 가능한 위치에 있는 경기장 몇 군데를 묶어 조별리그를 치르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이동거리라는 부분만 본 것일 뿐, ‘늘어난 경기 수’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요나스 베어호프만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사무총장은 FIFA의 발표가 나온 뒤 “선수들은 경기 일정이 지속 가능한 방식이 아니며,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걸 깨달았다”고 비판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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