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에는 울었지만, 감독 사퇴는 이겨냈다.…15시즌 만에 선 배구여제의 '핑크빛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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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V리그 정상에 돌아왔다.
'배구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이 정규리그 1위의 감격을 맛봤다.
결국 흥국생명은 정규리그를 2위로 시즌을 마치고 GS칼텍스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도 3전 전패로 물러났다.
올 시즌 친정 흥국생명으로 돌아온 김연경, 또 예상치 못한 변수와 맞닥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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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다시 V리그 정상에 돌아왔다.
'배구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이 정규리그 1위의 감격을 맛봤다. 흥국생명은 15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1,2세트를 내리 잡으면서 승점 1점을 확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이날 두 세트만 따내도 자력으로 1위를 확정 지을 수 있었던 승부에서 김연경과 흥국생명 모두 거침없이 1, 2세트를 따내며 일찌감치 축배를 들었다. 3세트까지 가져오면서 이날 경기를 세트스코어 3대0(25-15, 25-13, 25-16), 셧아웃으로 장식했다.
김연경에게는 15시즌만에 서는 '핑크빛 정상'이다. 2005~2006시즌 프로에 데뷔한 김연경은 입단 첫 해부터 세 시즌 연속 정상에 섰다. 2009년 일본 무대에 진출한 그는 터키, 중국 등 해외 리그를 거쳐 지난 2020~2021시즌 다시 '핑크 유니폼'을 입었다.
복귀 첫 시즌, 중반까지 기세는 좋았다. 4라운드까지 17승3패를 기록하는 등 확실하게 독주 체제를 굳히는 듯 했다. 그러나 정규리그 막바지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팀 내 분란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이들의 학폭 문제까지 터지면서 팀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결국 흥국생명은 정규리그를 2위로 시즌을 마치고 GS칼텍스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도 3전 전패로 물러났다.
김연경은 다시 중국 무대로 떠났다. 그가 떠난 흥국생명은 2021~2022시즌 구심점을 잃은 채 6위로 곤두박질 쳤다.
올 시즌 친정 흥국생명으로 돌아온 김연경, 또 예상치 못한 변수와 맞닥뜨렸다. 권순찬 감독이 '윗선개입' 사태로 시즌 도중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행에 대행'이라는 웃지 못할 체제가 이어졌다. 지난달 19일에야 김연경과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아본단자 감독이 오면서 팀 구색이 갖춰졌다.
흥국생명이 내분에 흔들린 사이, 현대건설은 개막 15연승을 달리며 독주 체제를 달렸다. 어지러운 내부 상황에도 차곡 차곡 승점을 쌓으면서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고, 5라운드 5승1패를 기록하는 등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정규리그 한 경기를 남겨놓으며 1위를 확정하면서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따냈다.
올 시즌 김연경의 활약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월드스타'라는 타이틀엔 이견이 없었지만,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는 변수였다.
우려는 기우였다. 김연경은 이날 경기 전까지 외국인을 제치고 가장 높은 공격성공률(45.57%)를 기록했다. 득점도 국내 선수 중 가장 높은 646점을 기록했다. 리시브 효율도 46.46%로 공격과 수비를 모두 겸비한 선수로 팀을 이끌었다. 석연찮은 감독 사퇴, 기약 없는 대행 체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팀 구심점 역할도 완벽하게 해냈다.
정상이 낯설지 않은 배구여제, 하지만 이번 정규리그 1위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날리고 홀가분하게 맛볼 수 있는 정상의 공기라는 점에서 더 특별할 수밖에 없다.
화성=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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