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길만 했네'… 호주, 쿠바 상대로 1점차 놀라운 저력[WBC]

[스포츠한국 김영건 기자] 한국을 제치고 8강에 진출한 호주가 '아마 최강' 쿠바에 석패하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탈락했다.

호주는 15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8강 쿠바와의 경기에서 3-4로 패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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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B조에 속한 호주는 한국을 8-7로 잡아내며 이번 WBC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이어 중국을 12-2, 콜드게임으로 손쉽게 이기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호주는 일본에 1-7로 패했지만 '복병' 체코를 8-3으로 제압하며 3승1패, 조 2위로 사상 첫 WBC 8강에 진출했다. 특히 4경기 동안 29득점을 뽑아낸 타선의 응집력은 대단했다.

호주의 8강 상대는 '아마 최강' 쿠바였다. 세미프로 수준이라 평가받던 호주보다는 분명 쿠바가 전력상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잇달았다. 쿠바의 타선에는 '현역 메이저리거' 요안 몬카다와 루이스 로버트가 버티고 있었고, 투수진에는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즐비했다.

그러나 막상 경기에 들어서자 양 팀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호주의 좋은 경기력은 8강에서도 드러났다. 호주 타선은 쿠바의 선발로 등판한 야리엘 로드리게스를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로드리게스는 주니치 드래곤즈 소속으로 지난 2022시즌 54.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15를 기록한 NPB 정상급 투수다. 이 투수를 공략하며 호주 타자들은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2회초 호주 공격, 선두타자 대릴 조지가 중앙 펜스 상단을 맞는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렸다. 애런 화이트필드의 번트로 1사 3루를 만든 호주는 릭슨 윈그로브의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기록했다.

호주 타선은 눈야구도 보여줬다. 호주는 1-0으로 앞선 3회초 2사 후 투수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볼넷 3개를 연속으로 얻어냈다. 2사 만루 상황, 조지가 유격수 땅볼로 아웃되며 기회를 살리진 못했지만, 호주 타자들은 놀라운 선구안으로 가뜩이나 지고 있는 쿠바를 벼랑끝으로 몰았다.

3회말 쿠바가 1-1 동점을 만든 이후 진행된 4회초 공격에서도 호주는 로드리게스에게 1사 후 볼넷 2개를 얻어내며 투수 강판을 유도했다. 다만 호주는 이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며 경기 흐름을 잡지 못했다.

5회말 쿠바가 3점을 뽑아내며 점차 잡아가는 듯했던 분위기. 그러나 호주의 타선은 아직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1-4로 뒤지던 6회초 화이트필드가 내야 안타를 치고 나가자 윈그로브가 좌완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93.2마일 패스트볼을 통타하며 우측 담장을 크게 넘기는 투런 홈런을 작렬했다. 1점차까지 다시 따라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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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에서 집중력도 눈에 띄었다. 호주가 3-4로 뒤지던 7회말 쿠바의 선두타자 몬카다가 안타를 치고 나갔다. 그때 호주 투수 다니엘 맥그리스는 공격적인 1루 견제를 감행했고, 몬카다 를 잡아냈다. 몬카다는 주자 리드를 거의 안하고 있었지만, 견제사를 당했다. 호주 선수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비록 호주의 도전은 8강에서 멈췄지만, 쿠바라는 강호를 상대로 1점차 접전을 펼친 것만으로 '4강 신화' 직전까지 간 호주의 능력은 세계에 입증됐다. 한국을 잡으며 세계를 놀라게 했던 호주는 결코 우연이나 운으로 8강까지 온 팀이 아니었다. 

 

스포츠한국 김영건 기자 dudrjs70@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