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량 9년여 만에 감소…가시화되는 ‘긴축 효과’

이윤주 기자 2023. 3. 15.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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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입출식예금 25조8000억 줄며
1월 기준 3803조…전달비 0.2%↓

지난 1월 통화량이 9년 반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3.0%포인트 인상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민간신용도 위축된 흐름을 보이면서 경기 둔화가 본격화하는 모습이 통화량에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5일 공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를 보면 지난 1월 평균 광의 통화량(M2 기준)은 3803조4000억원으로 전달보다 0.2%(6조7000억원) 줄었다. 통화량이 전월 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13년 8월(-0.1%) 이후 9년5개월 만에 처음이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인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예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금융상품별로 봤을 때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에서 25조8000억원이 빠져나가 통화량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통화량이 9년 반 만에 감소한 것을 두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효과가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화량은 물가 및 경기 전망 등을 평가하는 변수로 활용된다.

전날 공개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을 보면 한은 관계자는 최근 통화량 감소 원인에 대해 “민간부문에서는 금리 상승으로 가계대출이 상당폭 축소된 데다 지난해 직접금융 조달여건 악화로 크게 늘었던 기업대출이 최근 회사채 발행 등으로 대체되면서 통화공급이 감소했다”며 “당분간 M2 증가율이 낮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금통위원은 “한은이 3.0%포인트의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나타난 M2 증가율의 큰 폭 둔화, 주택가격 하락 및 가계대출 감소 등의 모습은 통화정책의 파급력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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