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자주 만나자” 이재명 “매일 욕하면서”... 첫 회동서 뼈 있는 농담

박수찬 기자 2023. 3. 15. 22: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야 당대표 첫 만남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민생법안 처리를 부탁하며 여야 대표 간 격주 회동을 제안했다. 이 대표도 김 대표의 당선을 축하하며 범국가 비상경제회의를 구성하자고 했다. 양당 대표는 ‘민생 협력’이라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모두 발언을 제외한 비공개 회동 시간은 약 17분에 그쳤다. 이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등 쟁점 현안은 거론되지 않았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민주당 대표 회의실에서 이 대표를 예방하고 “존경하는 우리 이재명 대표님께서 환대해주셔서 감사 말씀 드린다”고 했다. 김 대표는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경쟁하자”는 이 대표의 페이스북 글을 언급하며 “100% 공감한다”며 “반도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3월 국회 내 처리하기로 합의한 결단에 대해 감사 말씀 드린다”고 했다.

여야 대표 간 정기 회동도 제안했다. 김 대표는 “격주 단위로 한 번씩 만나든지 식사를 해도 좋고 다양한 형태로 공개·비공개 대화체가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또 30인 미만 사업장의 8시간 추가 연장 근로 등을 언급하며 민생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이날 예방에는 이철규 사무총장과 유상범 수석대변인, 구자근 대표 비서실장 등 신임 당직자들이 동행했다.

이재명 대표도 “김기현 대표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김 대표님이 당선 직후에 말씀하셨던 것처럼 민생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의 역할이라고 저희도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치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정쟁이 아니고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경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대선 공통 공약을 추진할 정책 협의체 구성과 함께 여야 비상경제회의를 제안했다. 이 대표는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회와 정부, 기업, 노동계 등이 참여하는 범국가 비상경제회의 구성을 제안한다”고 했다. 하지만 연이은 사법 리스크 악재 속에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 김 대표는 “기업 투자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고 이 대표는 “불합리한 규제는 해소해야 하지만 국민의 안전과 생명 관련 필요한 규제는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대표가 “자주 만나자”는 취지로 말하자 이 대표는 농담 조로 “매일 욕하면서...”라고 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 대표도 나한테) 봉고파직(관가의 창고를 봉하고 파면함), 위리안치(죄인을 귀양 보내 울타리를 친 집에 가두는 것) 이야기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이 대표가 웃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원내대표였던 2021년 당시 민주당 대선 주자였던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적극 제기했고, 이 대표는 “김 원내대표를 봉고파직에 더해서 남극에 있는 섬으로 위리안치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정례 회동 등에 대해) 합의된 것은 없지만 두 사람이 구원(舊怨)에도 불구하고 화기애애하게 이야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첫 만남에서 두 대표 모두 민생을 강조했지만 향후 대일(對日)외교, 노동 개혁을 두고 대립할 전망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한국노총을 방문해 정부의 노조 회계 투명화 정책 등을 언급하며 “하나하나가 시대착오적인 노동개악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노총과 윤석열 정부의 노동 정책을 저지하는 내용의 ‘공동 결의문’을 발표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