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 이점 살려… 경기도, 반도체 메카 위상 높인다

김정규 기자 2023. 3. 1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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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위에 있는 메모리반도체 제조 능력, 시스템반도체까지 확장… ‘긍정 효과’
용인, 경기지역 반도체 핵심 기업들과 판교 등 IT업체 연결성 좋아 ‘기대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가 용인으로 선정된 점을 두고 지역 내에선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 인해 경기도는 향후 ‘반도체 메카’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전망이다.

15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경기도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의 28%(3천67K/월), 국내 전체 반도체의 75%(3천939K/월)를 생산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허브’로 평가받고 있다. 또 부가가치, 종사자 수, 출하액 등이 전국에서 1위를 차지해, 그간 명실상부한 반도체의 메카 역할을 했다.

이번에 발표된대로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용인 남사읍에 들어서는 점을 더해 종합적으로 보면, 경기도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제조시설 중심지를 넘어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해 세계적 반도체 클러스터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때 반도체의 경우 크게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논리적 연산과 추론 등을 통한 정보처리가 가능한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로 구분된다.

우선, 기존에 나왔던 반도체 전략들과 이번 발표의 차이점은 ‘팹(반도체 제조공장)’이다. 기존 국내 시스템 반도체는 대개 팹리스(반도체 설계)에 집중해 왔다면, 이번에 포함된 ‘팹 5개 구축’ 등의 내용은 우리나라가 우위에 있던 메모리 반도체 제조역량을 시스템 반도체 생산에도 응용해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의미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잘하는 메모리 반도체 제조 능력을 시스템 반도체 생산까지 확장 도입한다면, 이전보다 한 단계 올라서 더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용인’이라는 지리적 이점이 경기도의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더욱 긍정적 효과를 끼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경우 ‘도로’를 통해 물리적으로 가까이 연결돼있는 게 중요한데, 정부가 이번 발표에서 기흥이나 평택, 화성 등 기존 도내 반도체 생산단지와 판교 팹리스 기업 등과의 연결성을 강조한 것과 맥락이 닿아있다.

박영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는 “용인은 성남 판교와 이천 사이에 있고, 이천에서 청주로 내려가는 중부고속도로에는 SK하이닉스가 위치하며 그 도로를 잇는 중간에 있는 영동고속도로가 용인을 지난다”며 “이 때문에 지리적으로 화성‧평택‧이천‧충주 등 반도체 핵심 기업과‧판교 등 IT업체들과의 연결성이 좋은 용인에 선정된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향후 반도체 클러스터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 경기도와 용인시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는 “용인은 수도권에 있는 만큼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며 “경기도와 용인시가 적극적으로 협조해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역 균형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충청, 경상, 호남 등에 위치한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향후 10년간 총 60조1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김정규 기자 kyu5150@kyeonggi.com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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