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도 소비자도 어딘가에 속하고 싶다 [광화문에서/최한나]
최한나 HBR Korea 편집장 2023. 3. 1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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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근무와 유연 근무의 맛을 톡톡히 본 직원들을 다시 사무실로 불러들이기가 무척 어렵다는 고충을 듣는다.
2022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84%는 동료들과의 사회적 교류가 가능하다면 사무실에 출근할 것이라고 답했다.
73%는 같은 팀 구성원들이 사무실에 출근한다는 것을 알면 더 자주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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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근무와 유연 근무의 맛을 톡톡히 본 직원들을 다시 사무실로 불러들이기가 무척 어렵다는 고충을 듣는다. 어디서든 일만 차질 없이 하면 되지 않느냐, 만나질 않는데 협업과 교류가 원활하겠느냐는 양측 입장 모두에 수긍이 간다. 그 본질에 ‘일’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
2022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84%는 동료들과의 사회적 교류가 가능하다면 사무실에 출근할 것이라고 답했다. 73%는 같은 팀 구성원들이 사무실에 출근한다는 것을 알면 더 자주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쯤 되면 일하러 가는 게 아니라 만나러 가는 것이다. 사무실의 가치 또한 특정 장소나 공간이 아닌 그곳에 모인 사람들 사이의 시너지, 나아가 동일한 목적과 방향을 공유하는 데서 비롯되는 소속감에 있다고 봐야 한다.
경기 불황은 소속에 대한 욕구를 부추긴다. 학벌이나 출신 지역, 성별, 나이 등 스스로 속해 있는 집단 구성원들에게 더 후해지는 이른바 ‘내집단 편향(ingroup bias)’이다. 살기가 팍팍해지고 자원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해지면 내가 속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경계를 더 분명하게 긋고 선 밖에 선 이들에게 박해진다. 최근 중국 MZ세대가 자국 브랜드에 열광한다는 ‘궈차오(애국 소비) 열풍’이 대표적이다. 요 몇 년 사이 더 잦아진 전쟁과 갈등, 그 기저에 깔린 자국 우선주의도 같은 맥락이다.
‘어딘가에 속하고 싶다’는 욕구는 강해지는데 현실 세계에서는 커뮤니티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서울 가구의 3분의 1은 1인 가구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알지 못한다. 평생 직장이 사라진 지 오래인 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출근하는 날이 줄면서 직장도 안정과 소속감을 주지 못한다. 개인의 정체성을 담보해주던 가족과 이웃, 회사 등 사회의 대표적인 공동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공동체가 사라진 자리를 브랜드가 메우고 있다. 사람들은 상품 그 자체가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메시지를 소비한다. 브랜드가 내세우는 가치와 담고 있는 분위기를 자신과 동일시한다. 함께 웃고 함께 우는 친구이자 연인이며 자기 자신이기도 한, 현대인에게 브랜드는 그런 존재다.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직접적으로 소속감을 자극하는 방안을 우선 활용할 수 있다. 내수 시장을 겨냥하는 기업이라면 ‘가장 한국적인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는 식이다. 해외 시장을 노린다면 해당국과의 인연과 역사를 담은 스토리텔링이 필요할 것이다. 보다 우월한 전략은 같은 집단이 아니라도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을 만큼 압도적인 매력이나 품질을 갖추는 것이다. 그러면 해당 브랜드와 하나가 되고 싶은 소비자를 끌어들여 충성도 높은 고객군을 확보할 수 있다.
로켓배송만 있으면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시대라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래서 더욱 소속감이 필요해진 시대다. 직원도 소비자도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열쇠이기도 하다.
2022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84%는 동료들과의 사회적 교류가 가능하다면 사무실에 출근할 것이라고 답했다. 73%는 같은 팀 구성원들이 사무실에 출근한다는 것을 알면 더 자주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쯤 되면 일하러 가는 게 아니라 만나러 가는 것이다. 사무실의 가치 또한 특정 장소나 공간이 아닌 그곳에 모인 사람들 사이의 시너지, 나아가 동일한 목적과 방향을 공유하는 데서 비롯되는 소속감에 있다고 봐야 한다.
경기 불황은 소속에 대한 욕구를 부추긴다. 학벌이나 출신 지역, 성별, 나이 등 스스로 속해 있는 집단 구성원들에게 더 후해지는 이른바 ‘내집단 편향(ingroup bias)’이다. 살기가 팍팍해지고 자원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해지면 내가 속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경계를 더 분명하게 긋고 선 밖에 선 이들에게 박해진다. 최근 중국 MZ세대가 자국 브랜드에 열광한다는 ‘궈차오(애국 소비) 열풍’이 대표적이다. 요 몇 년 사이 더 잦아진 전쟁과 갈등, 그 기저에 깔린 자국 우선주의도 같은 맥락이다.
‘어딘가에 속하고 싶다’는 욕구는 강해지는데 현실 세계에서는 커뮤니티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서울 가구의 3분의 1은 1인 가구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알지 못한다. 평생 직장이 사라진 지 오래인 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출근하는 날이 줄면서 직장도 안정과 소속감을 주지 못한다. 개인의 정체성을 담보해주던 가족과 이웃, 회사 등 사회의 대표적인 공동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공동체가 사라진 자리를 브랜드가 메우고 있다. 사람들은 상품 그 자체가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메시지를 소비한다. 브랜드가 내세우는 가치와 담고 있는 분위기를 자신과 동일시한다. 함께 웃고 함께 우는 친구이자 연인이며 자기 자신이기도 한, 현대인에게 브랜드는 그런 존재다.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직접적으로 소속감을 자극하는 방안을 우선 활용할 수 있다. 내수 시장을 겨냥하는 기업이라면 ‘가장 한국적인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는 식이다. 해외 시장을 노린다면 해당국과의 인연과 역사를 담은 스토리텔링이 필요할 것이다. 보다 우월한 전략은 같은 집단이 아니라도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을 만큼 압도적인 매력이나 품질을 갖추는 것이다. 그러면 해당 브랜드와 하나가 되고 싶은 소비자를 끌어들여 충성도 높은 고객군을 확보할 수 있다.
로켓배송만 있으면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시대라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래서 더욱 소속감이 필요해진 시대다. 직원도 소비자도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열쇠이기도 하다.
최한나 HBR Korea 편집장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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