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산불 진화용 ‘임도’ 대폭 늘린다
지난 11일 경남 하동 지리산국립공원 자락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하지만 산불진화용 임산 도로인 ‘임도’(林道)가 없어 진화 인력의 투입이 어려웠다. 이날 산불은 약 91㏊ 산림과 민가 3동을 태우고 22시간40분 만에 때마침 내린 비 덕분에 꺼졌다.
반대 사례도 있다. 지난 8일 경남 합천에서 발생한 산불은 초기 강한 바람을 타고 급속히 확산했다. 하지만 야간에 임도를 통해 인력이 들어가 밤샘 진화작업을 벌인 결과 일몰 시 10%에 불과하던 진화율을 다음날 오전 5시 92%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산림청은 현재 332㎞ 수준인 산불진화용 임도를 매년 500㎞ 이상씩 늘려 2027년까지 3207㎞까지 확충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임도 500㎞를 놓기 위해 6262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산림청은 추산하고 있다.
산림청은 또 산불진화용 임도를 국유림에만 설치했지만 앞으로는 공유림과 사유림에도 설치하기로 했다. 산불진화용 임도 폭도 3.5m로 일반임도(3m)에 비해 50㎝ 이상 넓히기로 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대형산불을 잇달아 겪으면서 산불 진화에 임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면서 “임도가 있는 경우 진화 인력과 장비가 현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조기에 진화할 수 있지만, 임도가 없는 지역은 인력 진입이 어려워 산불 진화가 더뎌지고 결국 산불이 커지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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