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충돌, 대포 맞는 느낌”…“충돌 위험 분석 없어”
[KBS 제주] [앵커]
제2공항 예정지에서의 조류 충돌 위험이 제주공항 보다 최대 8배 높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실제 조류 충돌 사고가 나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영향 분석은 이번 전략환경영향평가에도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포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
엔진에서 불꽃이 연이어 터져 나옵니다.
조류 충돌로 추정되는 사고로 해당 항공기는 긴급 회항했습니다.
외국에선 조류와 충돌한 항공기의 앞 유리가 크게 파손된 사례도 있습니다.
제2공항 예정지에서의 조류 충돌 위험은 제주공항보다 최대 8배 이상.
조류 충돌로 인한 피해는 얼마나 클까.
지난 2008년부터 21년까지 14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조류 충돌 3천여 건 가운데 7.8%가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실제, 2008년 제주공항에서는 항공기가 이륙 질주하다 기러기와 충돌하며 11억 원 이상의 피해가 났고, 이듬해에도 조류충돌로 발생한 피해가 2억 원이 넘습니다.
특히, 제2공항 예정지 내에는 철새도래지 외에 매의 서식지도 발견됐습니다.
이 가운데 두산봉은 항공기 이착륙 시 이동 경로인 진입표면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작은 새들의 경우 큰 영향이 없지만, 매처럼 무게가 1kg 이상인 대형 조류와 충돌할 경우 엔진 고장 등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권보헌/극동대학교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전 대한항공 수석기장 : "(착륙단계 시속 300km에서) 1kg짜리 새가 부딪히면 대략 5톤 정도의 힘이 항공기에 부딪히는 건데요. 비행기가 꼭 대포를 맞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엔 이 같은 위험성에 대한 분석은 빠졌습니다.
그나마 충돌 위험지역을 '높은 위험종'과 '중간 위험종', '낮은 위험종'으로 나눠 설정해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조류-항공기 충돌 관리대상지역표'에선 붉은색이었던 높은 위험종 지역이 저강도 관리지역을 나타내는 푸른색으로 변경됐습니다.
환경부가 조건부 동의하기 전, 이를 검토한 전문기관들이 항공기와 조류 충돌 위험 영향 분석을 주문하고, 충돌을 우려해 사업 계획과 개발 면적 조정 등을 요구한 이유입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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