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장 갑질’ 의혹 70대 경비원 사망…지난주엔 미화원 숨져

문예슬 2023. 3. 15.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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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씩 마스크 안 쓴 얼굴이 익숙해지고 있지만 직장에서는 벗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도 있죠.

상사의 갑질이나 고객의 무례함을 견디고 미소 띤 표정, 이른바 '스마일 마스크'를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제(14일),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경비원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동료들에겐 관리인의 갑질 때문에 힘들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문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경비원 박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된 건 어제 아침입니다.

근무 초소 바로 앞에서였습니다.

박 씨는 사망 직전 동료에게 호소문을 남겼습니다.

"관리소장이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책임져야 한다"며 동료들이 받은 부당한 처우도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

동료들은 아파트 곳곳에 소장의 갑질 의혹을 고발하는 전단을 붙였습니다.

10여 년간 근무한 박 씨를 "인사권도 없는 소장이 칼춤을 췄다", "부당한 인사조치, 인격적 모멸감을 견디지 못하고 숨졌다"고 적었습니다.

경비반장이었던 박 씨는 지난주 경비원으로 강등됐고, 소장에게 모욕적인 말을 자주 들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동료 경비원 A 씨/음성변조 : "아침 조회를 가면 '목소리 그것밖에 못 하는 거야? 다시 해봐'. 아니, 60살 먹은 사람이 74살 먹은 사람한테 그러면 됩니까?"]

동료들은 넉 달 전 소장이 새로 온 뒤로 경비 업무가 급증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동료 경비원 B 씨/음성변조 : "아침 8시부터 오전 11시까지, 30분씩 정문에 가서 불법 주차 단속을 하고, 오후에는 50분씩 불법 주차 단속을 해."]

부당한 업무 지시도 반복됐다고 합니다.

[동료 경비원 A 씨/음성변조 : "인수인계는 5분이면 끝나잖아. 근데 둘이서 이 옷을 벗지 말고 입은 상태로 6시 반까지 여기 앉아 있어라."]

[동료 경비원 C 씨/음성변조 : 염색을 해라. 검은 머리로 하라는 거지. 신발 같은 것도 검은색으로 신어라..."]

관리소장은 갑질한 적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주차 단속은 업무 범위에 포함되고, 머리 염색을 지시한 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미화 노동자 1명도 지난 9일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계약 종료 통보를 받은 다음날이었는데, 사인은 심장마비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박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걸로 보고, 사망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노경일 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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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슬 기자 (moons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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