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민생 문제 해결 위해 경쟁해보자”…이재명에 격주 회동 제안
이 대표, 비상경제회의 요청
김 대표, 이후 MB와도 회동
MB “한·일 외교 잘한 것”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당선 인사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경쟁해보자”고 하며 격주 회동을 제안했다. 이 대표도 “민생을 챙기자”고 화답하며 공통공약 추진단, 범국가비상경제회의 구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인) 주 69시간은 무리”라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국회 민주당 대표 회의실을 찾아 이 대표와 약 30분 동안 대화했다. 김 대표는 “협력할 것은 확실히 협력하겠다는 말에 100% 공감한다”며 “민생을 챙기는 차원에서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반도체산업 지원, 지방균형발전, 취득세 중과세 문제, 30인 미만 사업장 추가연장근로제 등의 협조를 요청했다. 김 대표는 또 “격주에 한 번씩 만나 대화를 계속해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치가 국민 삶을 지키는 경쟁이 돼야 한다”고 공감했다. 그러면서 “대선 때 여야 후보들이 약속한 공통공약 추진단을 구성해 정책협의회를 만들자”며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려우니 범국가비상경제회의를 구성해 논의해보자”고 요청했다.
김 대표는 비공개 대화에서 정부의 주 69시간제 문제도 언급했다. 김 대표는 예방 뒤 “(근로시간 개편 자체를) 백지화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사업 성격이나 일의 종류와 무관하게 주 52시간으로 묶어놓는 게 산업 현장과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 69시간은 너무 과도하기 때문에 그렇게 가는 건 무리”라며 “이 대표에게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가 업종, 성격에 따라 탄력 적용해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을 밝혔고, 양당이 같이 논의하기로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유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두 사람은 민생과 관련된 규제 개혁에 뜻을 모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담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오후엔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를 예방했다. 이철규 사무총장, 유 수석대변인, 구자근 당대표 비서실장 등이 함께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보면서 당원들이 나라 걱정, 당 걱정을 많이 하는구나를 느꼈다”며 “정부와 당이 단합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단합을 특별히 강조했다”고 전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또 “특히 한·일 외교 정상화를 위한 윤 대통령 노력에 대해 ‘과감한 제안을 아주 잘하신 것’이라고 호평했다”며 “다음달 미국 국빈방문도 ‘미국이 특히 윤 대통령을 중요시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문광호·조문희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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