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찰병원 분원 예타 면제, 여당 뒷받침 나서야

박경귀 아산시장(왼쪽)이 국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와 만나 지역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아산시 제공

박경귀 아산시장이 지난 14일 국회를 찾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면담한 자리에서 아산시가 유치한 경찰병원 분원 건립을 위한 예타(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되도록 측면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아산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김 대표에게 "충남 지역의 열악한 의료환경 개선은 하루가 시급하다"면서 "대통령도 재난 예방과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예타 면제라는 정책적 드라이브는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아울러 "경찰병원 아산 분원은 지역의 열악한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아산시가 스스로 이슈를 발굴하고 대통령이 공약으로 확정한 정책"이라는 사실도 김 대표와 공유한 것으로 돼 있다.

박 시장이 여당 대표와 만나 지역 핵심 이슈와 관련한 배경과 경과 등을 설명하고 여당 지도부 차원의 뒷받침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은 평가되는 행보다. 국비가 투입되는 지역의 핵심이익을 관철하는 일은 녹록하지 않다. 경찰병원 분원 건립의 경우도 아산시가 유치에 성공은 했으나 이제 진짜 시험대에 들어섰다 할 것이다. 그런 가운데 주무부처의 요구사항을 충실히 따라야 하는 과제가 만만치 않은 사정이 있고 그중 최고 난도의 코스인 예타 문제를 꼽지 않을 수 없다. 박 시장이 김 대표를 만나 예타 면제를 건의했다는 것은 그 정도로 해당 예타 절차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할 것이다. 법규상 경찰병원 분원을 건립하려면 예타 조사가 기본 전제조건인 것은 맞다. 국비 지원이 따르는 사업인 만큼 정책 효과 등에 대한 검증작업을 통해 타당성, 경제성 등의 도출된 결과 값을 보고 정책의 품질을 판단하는 절차라는 점에서다.

다만 예타를 거치지 않아도 무방한 경우라면 면제에 인색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그런 잣대 위에 경찰병원 분원을 올려보면 예타 면제로 기울고 있다. 실제 경찰청 부지평가위 당시 아산 후보지는 공공의료, 경찰의료, 지역의료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고 부지매력도와 지자체 지원 분야에서도 탁월한 것으로 판명됐다. 예타 면제를 줘도 이상할 게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정부가 수용하지 않으면 정답이 나온 사업에 대해 중복 시험을 치르게 하는 격이며 그 사이 1년 이상의 시일이 흘러가는 것도 일종의 낭비다. 여당 지도부에 각별한 관심을 촉구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