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벌써 반백살이래…우리 얘기 진정성 담았죠"
기사내용 요약
서울시뮤지컬단 '다시, 봄' 개막…문희경 등 출연
50대 중년 여성들 심층 인터뷰 토대로 대본 집필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내 나이 벌써 반백살이래. 인생길 버스 여행처럼 아쉽게 지나치는 풍경처럼 앞만 보고 달리다 벌써 반이 지나버렸네."(넘버 '인생길 버스여행' 중)
딸로, 아내로, 엄마로 정신 없이 살다가 어느새 반백살이 된 7명의 친구. 오랜만의 나들이에 설레는 마음과 지나간 시간에 대한 회한이 버스 밖 풍경처럼 스쳐 간다.
누군가는 중년을 인생의 가을이라고 한다. 하지만 낙엽처럼 바닥에 떨어져 발로 차이긴 싫다고 외친다. 그리고 그녀들 중 누군가 말한다. "가을이 가면 다시 봄이 온다고."
50대 중년 여성들의 인생 2막을 말하는 뮤지컬 '다시, 봄'이 15일 개막한다. 평균 나이 54세에 연기 경력 도합 425년인 14명의 여배우는 지난해 초연 당시 함께한 '다시'팀과 새로 합류한 '봄'팀으로 나뉘어 7명씩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50대인 서울시뮤지컬단 여배우 7명을 비롯해 평범한 중년 여성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토대로 대본을 썼다. 공연 참여자들이 극 구성에 적극 개입하는 형식의 디바이징 시어터다. 폐경을 겪으며 여성으로 자신감을 잃기도 하고, 나이가 들며 직장에서 밀리고 갱년기에 외로워지기도 한다. 오십견, 관절염, 위염 등 각종 질병이 몰려드는 현실에 앞으로의 행복은 건강에서 나온다며 서로를 다독인다.
캐릭터에는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실제 이야기가 반영됐다. 김솔지 작가는 "배우들이 실제로 느낀 경험을 작품에 넣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연 당시 심층 인터뷰를 하면서 어린 시절 꿈과 지금 삶의 변화, 요즘의 고민 등을 물어봤어요. 또 글쓰기 워크숍을 통해 70~80살이 되는 자신에게 편지쓰기를 하고, 2박3일 화천 워크숍에선 생애전환기 연극놀이를 하는 모습을 관찰했죠. 생애 그래프로 각자 인생을 돌아보며 얻은 키워드로는 '주마등'이라는 넘버의 가사가 나왔어요. 이런 과정이 이야기와 가사에 녹아 들어있죠."
초연에 이어 연출을 맡은 이기쁨 연출가도 "디바이징으로 새롭게 접근하며 준비 단계에선 걱정도 많이 했다. 하지만 배우들이나 일반 시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소설이나 영화보다 더 생생하고 진정성 있는 경험담을 얻게 됐다"며 "그 어떤 작품보다 가장 진정성 있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공연으로 오르는 이번 무대엔 '진숙' 역으로 배우 문희경이 함께한다.
문희경은 "창작은 해가 갈수록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높이 샀다. 40~50대 배우들이 설 무대가 점점 없어지는데, 그런 점에서 굉장히 의미있는 작품"이라며 "서울시뮤지컬단의 재산이자 대표 작품이 돼서, 저도 여기에 참여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희경과 같은 역을 번갈아 연기하는 왕은숙은 지난해에 이어 다시 출연한다. 그는 "대본 없이 출발해서 처음엔 생소했다. 작가님과 1대1 인터뷰를 하면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이야기를 풀어냈고 결과적으로 조합이 잘 이뤄져 좋은 대본이 나올 수 있었다. 신선하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연미' 역의 이신미도 "워크숍을 위해 버스를 타고 화천에 갔고, 돌아오는 길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억수로 내렸다. 그 모든 게 이 작품에 들어가 있다"며 "지나간 생애를 떠올리며 저는 시골에 살던 10대 때 전파사 옆에서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나는데, 그 에피소드 그대로 가사에 반영됐다. 놀랍고 행복한 기억"이라고 전했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은 "디바이징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이 작품은 화려한 쇼나 꾸며진 이야기가 아니다.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뮤지컬이 20~30대 젊은 관객을 주 타깃으로 하는데, 시립단체로서 새로운 관객층으로 부각되고 있는 50대 등 관객을 개발하는 목표도 있다"며 "지난해는 작품 개발 측면이 컸다면, 올해는 더 발전시키고 레퍼토리화하는 과정이다. 공연이 끝난 후 지역 투어 등 전국의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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