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만 지금 내게 온.. ‘그때’를 기억하고 만나는 법

제주방송 김지훈 2023. 3. 1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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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이지만 지금 새로운.."구작에서 길어 올리다"2023년 아트스페이스 빈공간 기획초대 전시로, 김태헌 작가가 2001년 대안공간 프로젝트 사루비아다방에서 펼쳤던 개인전 '화난중일기' 작품 가운데 40점을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관련해 작가는 "드로잉 초기, 가슴이 뜨겁고 화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놀자' 선생과 한배를 타면서부터 조금 느리게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면서 "그러고 보니 이번 개인전은 신작이 아닌 구작으로만 진행하는 방식이 되었다. 낯설지만 재미있을 듯하다"고 전시 배경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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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스페이스 '빈공간' 기획 초대전시
김태현 개인전 '그때'.. 17일~4월 21일
'화난중일기' 작품 40점.. 재구성 선봬


# 최종적으로 작품이란건, 관람객의 일상성에 끊임없이 간섭하고 개입한다는 점에서 어쩌면 관계를 향한 일종의 갈망입니다.

그런 점에 주목한 어느 작가의, 그리 오래지 않은 기억에 대한 반추입니다.

혼자 작업을 하고 또 고민하고 바라보지만 그렇게 도출된 작품을 통해 동시대, 아니 다른 시간에서 수많은 이들이 나와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물의 존재를 홀로 파악하는게 아닌, 항상 인간 존재와 관계 속에서 바라보는 어떤 시선입니다.

누구나, 각자의 기억이 같을 수 없고 심지어 개인의 기억조차도 시간의 흐름 그리고 상황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라, 결코 같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를 전제로 작업에 나섰고 그 결과물을 두고 바라보면서, 또 둘러보길 권합니다.


■ 오래 전이지만 지금 새로운.."구작에서 길어 올리다"

2023년 아트스페이스 빈공간 기획초대 전시로, 김태헌 작가가 2001년 대안공간 프로젝트 사루비아다방에서 펼쳤던 개인전 '화난중일기' 작품 가운데 40점을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예전 '구작'이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회고전은 아닙니다.

일종의 개인사의 표방일수 있는 구작들은, 작가 작업의 변천사이자 한편으로 관점의 변화 양상을 알 수 있는 주요 자료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작가가 진행해온 작업들의 서사 방식을 살필 수 있고, 과거 맥락에서 벗어난 또다른 이야기를 재구성해볼 좋은 기회입니다.

관련해 작가는 "드로잉 초기, 가슴이 뜨겁고 화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놀자’ 선생과 한배를 타면서부터 조금 느리게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면서 "그러고 보니 이번 개인전은 신작이 아닌 구작으로만 진행하는 방식이 되었다. 낯설지만 재미있을 듯하다"고 전시 배경을 전했습니다.

앞서 전시할 작품들을 골라 테이블 위에 펼쳐 놨더니, 모두 방금 전 완성한 그림 같다던 작가.

젊은 시절 '시간이 직선인줄 알았다'는 말로, 시각의 전환을 알립니다.

"그 즈음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읽으며 시간 개념을 새롭게 인식했지만 삶에 와 닿지는 않았다"던 작가는 "많은 시간이 지나 내 삶에 온갖 퇴적물이 쌓이자 시간이 휘어지고 중첩되어 있다는 걸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오래 전 그림 앞에서 "이렇다 할 감정이 느껴지기보다 작품을 보는 순간, 모든 게 생생한 '지금'"이라면서 "전시장에 걸린 그림을 보면 뭔가 새로운 감정이 나타날지도 모르겠지만"이라고 이후 감상의 주도권은 보는 이들에게 맡겨 버리는, 어쩌면 아주 현명한 관람방식을 택했습니다.


■ 여기·이곳에서, 그 안으로.."존재의 울림으로 초대"

그래서 '하이데거'를 언급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전의 1호 드로잉 40점은 작가가 1998년 IMF 당해부터 시작한 '그'와 세상에 관한 이야기로 20여 년이 지난 지금 제주에서 선보이는, 신작이 없는 구작으로만 구성한 개인전입니다.

작가의 작업은 드로잉을 통한 일종의 놀이로 그와 세상을 확장하며 호기심을 갖고 늘 '여기' '이곳'을 뛰어 넘고 그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일종의 '여행'입니다.

일직선의 선형상의 시간으로서 존재가 아닌, 곡선의 시간, 그 움직이는 동사(動詞)로서 시간 속에서 작가는 현재진행형으로 ‘지금’의 시선으로 재구성을 시도합니다.

그런 시도에 대한 울림이자, 여정으로 초대입니다.

전시에선 작가의 글과 그림이 담긴 책 '천지유정' , '1번 국도', 'BIG BOY', '연주야 출근 하지마', '붕붕', '김태헌 드로잉'도 열람 가능합니다.

17일 시작하는 전시는 다음 달 21일까지 제주시 관덕정, 원도심의 복합문화공간 아트스페이스 '빈공간'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관람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1965년생인 작가는 경원대학교에서 그림을 전공하고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1998) 외에 20회 개인전과 2인전을 개최하고 전시 기획 등에 참여했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충북대, 중앙대, 경희대, 소마미술관. 인하대, 경원대 등에 출강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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