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 이해”…‘독도는 일본땅’ 문서에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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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이 북한·중국 등 주변국의 미사일 기지를 직접 타격하는 '적기지 공격 능력'(반격 능력) 보유 방침을 결정한 것과 관련해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6~17일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15일 보도된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지난해 말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국가안보전략에 명시한 것에 대해 "아이아르비엠(IRBM·중거리탄도미사일)이 일본열도(상공)를 통과하는 안보 상황이기 때문에 일본의 조치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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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이 북한·중국 등 주변국의 미사일 기지를 직접 타격하는 ‘적기지 공격 능력’(반격 능력) 보유 방침을 결정한 것과 관련해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일본 내부에서조차 ‘평화헌법’이 규정하는 ‘전수방위’(공격을 받았을 때만 방위력을 행사) 원칙이 무력화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문제에 대해 한국 대통령이 일본에 사실상 ‘백지수표’를 넘긴 것이다.
윤 대통령은 16~17일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15일 보도된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지난해 말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국가안보전략에 명시한 것에 대해 “아이아르비엠(IRBM·중거리탄도미사일)이 일본열도(상공)를 통과하는 안보 상황이기 때문에 일본의 조치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평화헌법과 전수방위의 원칙을 그대로 견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와 군사 대국화에 대한 우려나 요청을 담은 언급은 전혀 없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제강점기를 겪은 한국에선 (일본) 자위대가 강화되는 것에 대한 경계감이 강하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이를 벗어나기 위해) 한발 내딛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윤 대통령이 일본의 방위정책에 대해 얼마나 깊은 이해를 하고 이렇게 말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이 발언은 북한을 직접 공격할 권한(능력은 곧 확보)을 가지려는 일본에 백지수표를 넘긴 것이나 다름없다. 나카타니 겐 당시 일본 방위상은 2015년 10월 한민구 국방장관과 한 회담에서 “한국의 주권 범위는 휴전선 남쪽”이라고 말해 큰 충격을 남겼다. 일본이 북한의 움직임에 안보 위협을 느낄 경우 한국의 ‘동의’ 없이도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이었다. 일본은 이후에도 이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한반도의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문재인 대통령 2017년 8·15 경축사)는 한국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몰리게 됐다.
독도 언급을 피한 것도 적잖은 화근을 남길 수 있는 문제다. 윤 대통령이 이해의 뜻을 밝힌 국가안보전략 문서를 보면, “우리 나라(일본)의 고유 영토인 다케시마(독도) 영유권에 관한 문제에 대해선 우리 나라의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의연히 대응”할 것이라는 언급이 나온다. 대한민국의 영토를 수호해야 하는 헌법상 책무를 가진 국가 원수가, 독도가 자신들의 땅이라고 밝힌 일본 문서의 문제점엔 침묵하고 “충분히 이해한다”며 동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그 대신 강조한 것은 한-일, 한·미·일 안보 협력이었다. 한·미·일 3국 간 군사정보 교류에 대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미국도 노출돼 있다. 한·미·일 안보협력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특히 미사일 발사 궤적 등 정보는 3국이 원활하게 공유해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일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정보를 즉시 공유하기 위해 다음달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일 안보회의(DTT)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나아가 2018년 말 ‘초계기 갈등’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한-일 방위당국 간 신뢰 회복이 매우 중요하고, 신뢰도 높아져야 한다. 그렇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카이 료 일본 해상자위대 막료장은 앞선 14일 “관계 개선”에 대해 언급하며 지난 초계기 갈등을 “애매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실마리 삼아 일본 쪽에서 한국 해군에게 사과를 요구해올 수 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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