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까지 이해하는 GPT-4…"다양한 활용 서비스 쏟아질 것"
"지갑 열 만한 물건"…범용성 커져
미국 변호사 시험 상위 10% 들 정도로 똑똑
범용 AI 수준엔 아직 못 미쳐
"많은 분야서 '파괴적 자동화' 이뤄질 것"
"검색 업계, 인간과 기계가 만든 콘텐츠 구분 숙제도"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개발한 오픈AI가 14일(현지시간) 새 AI 언어모델인 ‘GPT-4’를 내놓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나온 건 아니지만 서비스를 정교하게 다듬고, 실용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랩 소장은 “기업이 지갑을 열 만한 ‘물건’을 만들어낸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현존 최강’이라는 GPT-4의 수준은 어디까지 왔을까.
창의력·기억력·안전성 향상…“AGI 수준엔 못 미쳐”
우선 GPT-4는 미국 변호사 시험에서 상위 10%에 들 정도로 발전했다. GPT-3는 하위 10% 수준이었다. 이미지를 보고 이해(멀티모달 지원)하고, 단편소설 한 권 분량(50페이지)을 ‘기억’해 대화할 정도가 됐다는 게 눈에 띄는 변화다. ‘A부터 Z까지 알파벳 순으로 각 단어가 시작하는 문장으로 신데렐라 줄거리를 설명하라’라는 요청대로 작문할 정도로 창의력도 향상됐다. 한국어를 포함해 26개 언어를 지원한다.
여전히 잘못된 대답을 하는 등 결함이 있지만, 오픈AI 측은 “사실에 입각한 답변을 할 가능성이 40%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물론 인간에 못지않은 판단력과 지성을 지난 범용 인공지능(AGI) 수준엔 아직 못 미친다.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지 않거나 온라인에 정보가 없는 질문 등엔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며, 추론형 질문에도 취약하다. 그럼에도, 점점 인간의 능력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오픈AI는 이날 GPT-4의 파라미터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박은정 업스테이지 CSO는 “예를 들어 ‘업스테이지에 AI 엔지니어는 누구누구가 있어?’라는 질문을 하면, 사람은 링크드인 등에 들어가 목록을 만들 수 있지만 GPT-4는 그렇게 하진 못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CSO는 “예전에는 AGI가 손에 닿지 않는 머나먼 미래라고 생각했다면, 이젠 훨씬 가까워졌다”고 했다.
구글도 협업 도구에 생성AI 추가
범용 인공지능(AGI)이 나오진 않았지만, GPT-4는 ‘범용성’이 커 향후 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오픈AI의 파트너사인 ‘비 마이 아이즈’의 경우 GPT4를 활용해 시각 장애인을 돕는 ‘가상 자원봉사자’를 만들었다. 사용자가 냉장고 내부 사진을 보내면 내용물을 정확히 식별해주고, 해당 재료로 준비할 수 있는 레시피를 제안해주는 식이다.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AI테크 이사는 “(멀티모달은) 언어로 한정됐던 부분이 이미지와 결합으로 다양한 서비스 영역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AI 모델을 응용하는 개발자들이나 일반인들이 많이 찾을 거라 생각되고, 벌써 소셜미디어(SNS) 상에선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공유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 CSO는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분야에서 ‘파괴적 자동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검색의 인터페이스가 바뀌는 것 뿐 아니라 검색 콘텐츠 생성자의 대부분이 기계가 되면서 인간과 기계가 만든 콘텐츠를 구분하는 게 검색업계의 또 다른 도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픈AI가 GPT-4를 내놓으면서 생성 AI 시장 경쟁도 점입가경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한 뒤 이미 크고 작은 회사들이 새로운 AI 기술을 제품에 추가하느라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주목받진 못했으나, 구글도 이날 지메일, 드라이브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워크스페이스’에 생성 AI 기술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오는 17일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같은 오피스 앱에 생성 AI를 추가하는 계획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오픈AI 출신이 차린 AI 스타트업 앤스로픽도 AI 챗봇 ‘클로드’를 공식 발표했다.
네이버는 챗GPT보다 한국어를 6500배 더 학습한 AI ‘하이퍼클로바X’를 내놓기로 했으며, 카카오도 한국어에 특화된 AI 언어모델 ‘코GPT’와 그림을 그리는 생성형 AI인 ‘칼로’를 개발 중이다. 칼로 활성화를 위해 최대 100억원 규모의 펀드도 최근 조성했다.
김국배 (verme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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