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솔직해져 돌아온 중년들의 이야기…뮤지컬 '다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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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걱정, 남편 욕, 건강 걱정. 어느새 너나 할 것 없이 비슷해져 버린 뻔한 일상을 사는 중년 여성이 된 7명의 고등학교 동창.
중년 여성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유쾌하게 풀어낸 서울시뮤지컬단의 '다시, 봄'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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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희경 합류 "중년 여배우 설 무대 없어…오래 살아남는 레퍼토리 되길"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자식 걱정, 남편 욕, 건강 걱정…. 어느새 너나 할 것 없이 비슷해져 버린 뻔한 일상을 사는 중년 여성이 된 7명의 고등학교 동창.
오랜만에 함께 떠난 여행에서 빗길에 버스가 뒤집히고, 죽음이 코앞에 다가오고 나서야 뒤늦게 자신들의 다채롭던 어린 날의 풍경을 떠올린다.
김밥 싸서 가던 소풍날, 학교 그림대회에서 받은 상, 동네 전파사 전축 앞에서 따라 부르던 노래, 뜨겁던 첫사랑…. 현실에 치여 잊고 살던 자신들의 진짜 모습을 마주한 이들은 '인생의 2막'을 다시 열 수 있을까.
중년 여성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유쾌하게 풀어낸 서울시뮤지컬단의 '다시, 봄'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개막한다.
지난해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다시 연출을 맡은 연출가 이기쁨은 이날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 언론 대상 시연 행사에서 "출연하는 배우와 실제 시민의 참여로 만들어진 이야기로, 어떤 영화나 소설보다도 생생하고 진정성 있는 경험담을 보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창작 초연으로 선보인 '다시, 봄'은 대본이 없는 상태에서 배우들이 자신들의 솔직한 경험과 이야기를 창작진과 나누며 극의 창작에 참여하는 '디바이징 시어터'(Devising Theatre)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갱년기, 골반염, 쑤시는 관절 등 평균 나이 54세의 베테랑 뮤지컬 배우들이 배우이기에 앞서 중년 여성으로서 겪는 삶의 고충을 대사와 인물에 생생하게 녹여냈다.
극작을 함께한 김솔지 작가는 "배우들에게 어린 시절의 꿈과 현재의 고민, 그리고 미래의 자기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을 심층 인터뷰를 통해 나눴고 이를 가사와 인물에 녹였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탄생한 7명의 인물은 우리 주변에서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중년 여성들이다.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이들 앞에 서류 가방을 든 저승사자가 나타나고, 죽음의 문턱에서 이들은 각자의 삶을 돌아보며 노래한다.
직장에선 상사 눈치, 집에선 취업 준비로 예민한 딸의 눈치를 보는 워킹맘부터, 암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 대신 홀로 생계를 책임지던 가장까지…평범하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한 명 한 명의 진솔한 이야기가 무대에서 펼쳐진다.
지난해 초연에서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은 '다시, 봄'은 이번에 새로운 출연진과 더 커진 무대에서 선보인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술꾼 도시 여자들' 등에서 활약한 중견 배우 문희경이 새로 합류해 '레베카' 이후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로 관객과 만난다.
문희경은 "이 작품을 포함해 세 개의 뮤지컬 작품의 제안이 왔는데 이 작품을 골랐다"며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이자 창작 뮤지컬이라는 점을 높게 샀다"고 말했다.
그는 출연진 대부분이 중년의 여배우로 이뤄진 이 작품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현재 우리 4∼50대의 배우들이 설 무대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뮤지컬 여배우들이 다 어디에 계시는지 모르겠어요. 설 무대가 없어서 사라진 아까운 별들이 참 많은데, '다시, 봄'과 같은 작품이 더 발전해서 좋은 콘텐츠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공연은 4월 1일까지 이어진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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