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은 필요 없다”…기후 활동가들 ‘탄녹위’ 앞 기습 시위[현장화보]

한수빈 기자 2023. 3. 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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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15일 세종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사무실 입구를 기습 점거하고 제대로 된 기후위기 정책 수립을 요구하는 피켓을 붙이고 있다./한수빈 기자

기후정의동맹,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15일 세종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사무실 입구에서 기습 점거 농성을 벌였다.

환경단체 회원들의 주장이 적힌 피켓들./한수빈 기자
실효성 있는 정의로운 전환계획 수립을 촉구하는 환경단체 회원들./한수빈 기자

탄소중립녹생성장위원회는 20년 계획의 ‘국가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농성에 참여한 환경단체 회원들은 기본계획 수립과정에 민주적 의견 수렴 절차가 빠진 것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계획안의 주요 내용을 알리지 않은 채로 공청회를 졸속 진행해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위원회가 기업의 목소리만을 반영해 편향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연좌농성을 하고 있는 환경단체 회원들. /한수빈 기자

환경단체의 기습 농성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2시까지 1시간 정도 진행됐다. 활동가들은 탄소중립녹색위원회 사무실 출입문에 빨간 테이프를 붙여 문을 봉쇄했다. ‘탄녹위 해체’, ‘당사자 배제’, ‘기업 민원 창구’ 등의 문구가 담긴 손팻말도 붙였다. 환경단체 측의 핵심 요구는 탄소 감축 목표 상향 등 실효성 있는 계획 수립과 산업계 편의 봐주기 중단, 제주 제2공항 등 개발 산업 철회 및 밀실 논의 중단이다.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한수빈 기자

환경단체는 “녹색 성장은 존재할 수 없다”며 “폭우 피해로 인한 반지하 참사 등 기후 위기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데 환경 정책이 뒤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 회원들이 제대로 된 기후위기 정책 수립을 요구하며 항의 전화를 하고 있다./한수빈 기자
환경단체 회원들이 제대로 된 기후위기 정책 수립을 요구하며 함성을 외치고 있다./한수빈 기자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15일 세종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사무실 입구를 기습 점거하고 제대로 된 기후위기 정책 수립을 요구하며 연좌 농성을 하자 직원이 뒤돌아 보고 있다./한수빈 기자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참여자들은 “이쯤 되면 와서 이야기를 들어볼 법도 한데 관심이 없어도 너무 없다”며 “‘무플’을 받는 기분이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이후 구호 외치기, 대응 요청 전화하기, 함성 지르기 등의 행동을 한 뒤 요구안을 문 안으로 끼워 넣으며 농성을 마무리했다.

환경단체 회원들이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사무실 입구에 제대로 된 기후위기 정책 수립을 요구하는 요구문을 붙이고 있다./한수빈 기자

황인철 녹색연합 활동가는 “시민들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계획이 밀실에서 논의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공청회에 참석해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공청회는 오는 3월2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 초안도 미리 공개 안 하는 ‘탄소중립기본계획’ 공청회
     https://www.khan.co.kr/environment/environment-general/article/202303140830001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15일 세종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사무실 입구를 기습 점거하고 제대로 된 기후위기 정책 수립을 요구하며 연좌 농성을 하고 있다./한수빈 기자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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