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민간 발사체 ‘한빛-TLV’, 우주행 다시 추진…“이번 주 발사”
지난 8일 발사 중단 원인은 ‘배터리 과냉각’
국내 첫 민간 우주발사체인 ‘한빛-TLV’의 발사 운용 절차가 이번 주 발사를 목표로 15일(브라질 시간) 다시 시작됐다. 지난 8일 발사 10초를 남겨 두고 카운트다운이 자동 정지된 지 일주일 만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날 성능 검증용 시험 발사체인 한빛-TLV에 대한 기술적인 개선과 재정비를 완료했다며, 발사 운용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발사 운용 절차는 발사체를 조립동에서 내보내 발사대로 이송한 뒤 하늘을 향해 똑바로 세우고 산화제 등을 주입하는 과정을 뜻한다. 한빛-TLV의 경우 이 절차에 15~20시간이 걸린다.
앞서 한빛-TLV 발사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지난 8일 오후 4시30분 시도됐다. 하지만 이륙 10초를 남기고 발사 카운트다운이 자동 정지됐다. 발사장·발사체에 정착된 센서와 컴퓨터는 발사 직전까지 기계적인 이상 유무를 끊임없이 확인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노스페이스는 문제 원인이 기체의 전력 관리에 있었다고 밝혔다. 한빛-TLV는 양초의 재료인 고체 파라핀을 연료로, 영하 183도에 이르는 액체산소를 산화제로 사용한다.
그런데 극저온 상태의 산화제가 충전되는 동안 발사체 내부에 있는 점화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배터리가 지나치게 차가워졌다. 산화제 냉기의 영향을 받아서다. 이 때문에 일시적으로 배터리의 전력 성능이 떨어졌고, 이를 감지한 컴퓨터가 발사 시도를 중단시켰다.
원인은 산화제 충전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진 것이었다. 한겨울에 전기차 등에 장착된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 것과 비슷한 일이 한빛-TLV에서 생겼다. 이노스페이스는 과냉각을 막기 위해 기체 내에서 배터리 위치를 산화제의 영향을 덜 받는 곳으로 바꾸는 등의 조치를 했다.
한빛-TLV 발사는 지난해 12월에도 시도됐다. 당시에는 기상 악화와 기계적인 문제가 겹치며 발사일이 이달로 연기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 7일 추진된 발사는 기술 점검이 길어지며 8일로 하루 미뤄졌고, 발사 카운트다운 중 기계적인 오류가 감지돼 발사 절차가 멈췄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번 주를 목표로 발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빛-TLV 발사 예비 기간은 이달 7~21일이며, 이 시기를 벗어나면 브라질 공군과 협의해 발사일을 새로 잡아야 한다.
한빛-TLV는 길이 16.3m, 지름 1m, 중량 8.4t인 시험용 1단 발사체이다. 추력 15t짜리 하이브리드 엔진이 실렸다. 한빛-TLV 발사가 성공하면 해당 엔진은 향후 이노스페이스가 50㎏짜리 탑재체를 싣는 것을 목표로 개발할 2단 발사체 ‘한빛-나노’의 1단부에 장착된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이번 시험발사 과정에서 얻은 경험은 향후 독자적인 기술력과 발사 운용 역량을 키우는 발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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