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라는 꿈…신간 '서평가의 독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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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바리 부인'을 쓴 플로베르는 어린 시절부터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좋은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15년 동안 "노새처럼" 일했으며, "물고기 같은 침묵" 속에서 조용히 성찰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외둥이로 자란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책을 도피처이자 안식처로 삼았다고 한다.
어머니가 식탁에서 책 읽기를 금지했기에 시리얼 상자, 광고전단, 케이크의 성분 등 잡다한 글을 '게걸스럽게' 읽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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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소설 '보바리 부인'을 쓴 플로베르는 어린 시절부터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열 살 때 서른 가지 다른 연극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고, 청년 시절에는 시골에 있는 부모 집에서 하루 18시간씩 글을 썼다. 좋은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15년 동안 "노새처럼" 일했으며, "물고기 같은 침묵" 속에서 조용히 성찰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는 피라미드를 쌓아 올리듯이 작품을 쓰는데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했다.
"어떤 계획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한 다음 커다란 사각형 돌덩어리를 하나씩 하나씩 쌓아 올리지. 이는 허리가 휘고, 땀이 뻘뻘 흐르며,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오. 더욱이 아무런 목적도 없는! 그것은 그렇게 사막에 서 있을 뿐이오! 하지만 사막 위로 경이롭게 높이 솟아있지."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편지' 中)
퓰리처상을 수상한 문학비평가이자 30여 년간 뉴욕타임스에 서평을 썼던 미치코 가쿠타니가 어린 시절부터 한 일은 "사막 위로 경이롭게 높이 솟아있는" 피라미드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보르헤스, 마르케스, 솔 벨로, 아렌트, 포크너, 피츠제럴드, T.S 엘리엇, 카뮈, 나보코프라는 피라미드 말이다.
최근 번역 출간된 '서평가의 독서법'(돌베개)은 영어권의 영향력 있는 서평가 중 한 명인 미치코 가쿠타니가 쓴 서평을 모은 책이다. 외둥이로 자란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책을 도피처이자 안식처로 삼았다고 한다. 그는 도서관은 물론 자동차 뒷좌석에서 차멀미를 참으며 책을 읽었다. 어머니가 식탁에서 책 읽기를 금지했기에 시리얼 상자, 광고전단, 케이크의 성분 등 잡다한 글을 '게걸스럽게' 읽어내렸다.
저자가 쓴 서평들에는 이렇게 유년기부터 책을 읽으며 절차탁마한 내공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는 뛰어난 선구안으로 작품 속에 내재한 사회적·정치적·미학적 의미를 화장기 없는 단정한 문장으로 포착해 낸다.
소설가 제임스 볼드윈은 언젠가 "우리는 우리한테만 일어났다고 생각한 일을 책에서 읽고서 그 일이 100년 전 도스토옙스키한테도 일어났음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저자는 어느 가문이 겪은 '100년 동안의 고독' 속으로, 1차 세계대전의 폐허 속으로, 평생에 걸친 두 여성의 우정과 질투 속으로 독자를 인도한다. 그리고 그곳의 삶은 우리의 현실과 자주 포개진다.
저자가 소개한 서평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도, 우리가 잘 들어보지 못한 것들도 있다. 읽어본 작품은 다시 한번 읽고 싶은 욕망을, 안 읽은 작품은 도전해보고픈 욕망을 부추긴다.
김영선 옮김. 392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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