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당(糖) 조심`…뇌막에 쌓인 당이 뇌 기능 장애 유발

KAIST, 노화된 뇌막 속 쌓인 당이 뇌에 영향
뇌 기능이 남아도는 당에 의해 유도됨을 확인

KAIST는 뇌막이 노화되면서 쌓인 당이 뇌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KAIST 제공

나이가 들수록 몸에 축적된 당(糖)이 뇌막 기능에 장애를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KAIST는 김필남·정용 바이오·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뇌를 감싸고 있는 뇌막(뇌수막)이 노화되면서 축적된 당이 뇌 기능에 장애를 유발한하는 것을 밝혀냈다고 15일 밝혔다.

뇌막은 뇌를 감싸고 있는 얇은 막으로, 뇌척수액과 피질의 경계에 존재하며 뇌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로 콜라겐의 세포외기질 단백질과 이 단백질을 생산하는 세포인 섬유아세포로 이뤄져 있다. 당이 흡착된 콜라겐 단백질과 섬유아세포가 붙으면 콜라겐 생산 기능이 떨어지는 반면 콜라겐 분해 효소 발현이 높아지면 뇌막은 지속적으로 얇아지고 붕괴된다.

연구팀은 고령자 뇌막에서 당 분자가 과도하게 축적된 것을 확인하고, 이런 축적 현상이 생쥐 모델에서도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것을 확인했다. 노화에 의해 뇌막이 얇아지고, 끈적해지면서 뇌척수액과 뇌피질 간 물질 교환이 감소하고, 뇌막의 노화로 생기는 기능 이상이 뇌 속 '남아도는 당'에 의해 유도되는 것을 알아냈다.

노화로 인해 축적된 당이 노화 연관 염증, 혈관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 물질으로 작용하고, 남아도는 당 분자가 몸 속의 다양한 단백질에 붙어 기능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뇌막 등 인체에 쌓이는 당 제거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KAIST-세라젬 연구를 통해 '몸 속 당 찌꺼기' 제거를 위한 헬스케어 의료기를 개발하고 있다.

제1저자인 김효민 KAIST 연구원은 "뇌막 자체에 초점을 둬 당 축적으로 인한 뇌막 변성과 기능 장애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뇌 질환 연구에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노화하는 세포(에이징 셀)' 지난달 28일자 온라인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