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SM 인수 철회, 결과에 만족한다”

최민지 기자 2023. 3. 1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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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관훈클럽 주최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서성일 선임기자
“(SM 인수전) 플랫폼 합의 이끌어내 아주 만족”
SM 지분, “가장 ‘하이브스러운’ 선택할 것”
“BTS 2025년에는 완전체 활동 재개 희망”
“K팝의 다음을 준비해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최근 인수를 포기하며 일단락 된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전’과 관련해 “승패의 관점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며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밝혔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아티스트와 팬에게 심적 고통을 안긴 데 대해서는 사과했다.

방 의장은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K팝 관련 강연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12일 하이브는 SM 인수 절차 중단을 발표하고, 대신 카카오와 플랫폼 관련 협력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방 의장은 하이브의 SM 인수 시도는 2019년부터 있었으며 오랫동안 그려온 로드맵 안에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하이브가 SM 인수 카드를 만진 것은 2019년부터”라며 “두 차례 오퍼를 넣었고 루머가 흘러나온대로 거절당한 것도 맞다”고 했다.

이어 “(하이브) 내부에서 찬반 양론이 있었고, 작년 중반쯤 의장으로서 미래지향적인 결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당장 지금 (인수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다 최근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제안이 왔고, 내부 토론을 거쳐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방 의장은 “오랜 시간 SM (인수를) 생각해왔지만, 그 이후 일어난 시장 과열이나 치열한 인수전은 예상 밖이었다”며 “SM에 대해 (하이브가 생각하는) 명확한 가치가 있었지만 어느 순간 (분쟁이) 그 가치를 넘어선다고 느꼈고 고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끝끝내 인수할 것이냐는 치열한 논의를 거쳤고, 저희의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들어갈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며 “기업 통합 과정에서 드는 시간과 구성원의 감정 노동 등 유무형의 비용을 감내하고 선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방 의장은 이번 사태를 ‘승패’의 관점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며 결과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인수는 오기나 누군가를 이기려는 마음으로 일어나선 안 된다”며 “하이브가 오랜 시간 지적된 SM의 지배구조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는 데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이렇게 말해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하는 분이 많겠지만 우리는 가장 중요한 미래 축인 플랫폼과 관련해 카카오와 합의를 끌어냈기 때문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플랫폼 관련 구체적 협력 방안에 대해서 방 의장은 말을 아꼈다. 인수 철회 발표 이후 하이브 산하 팬덤 플랫폼인 위버스에 SM 소속 아티스트들이 입점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그는 “아직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빠른 시간 안에 실질적인 협업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SM 인수를 위한 과정에서 정작 산업의 중심인 아티스트와 팬들에게 심적 고통을 안겼다며 사과도 했다. 방 의장은 “아티스트와 팬들의 더 나은 미래와 환경을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그분들을 배려하지 못했다”며 “그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관훈클럽 주최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서성일 선임기자

방 의장은 이날 ‘K팝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연설을 통해 방 의장은 K팝의 성취가 고무적이라면서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과거 전성기를 누렸다 쇠퇴한 홍콩영화 등을 예로 들며 “보다 중장기적 로드맵을 그리고 K팝의 다음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지금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 의장은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유력 레이블 등의 확보를 통한 글로벌 음악 시장 내 존재감 및 영향력 강화, K팝 운영 시스템 전반의 고도화를 통한 지속적인 슈퍼스타의 배출이 필요하다고 했다. 위버스를 비롯한 팬덤 플랫폼의 확장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론인 단체인 관훈클럽이 대중문화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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