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받침 비벼 머리카락 붙여본 사람, 손? "그것이 바로 미세먼지 잡는 신기술"

이은지 2023. 3. 1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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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3년 3월 15일 (수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김세훈 '어썸레이'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슬기로운 생활을 위한 생활백서, 매주 수요일은 대한민국 특허청과 함께하는 '독특허지~ 기특허지~' 시간입니다. 요새 날씨가 정말 따뜻해졌죠. 봄을 맞아서 공기정화에 관심 갖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차세대 엑스레이로 필터 없이 먼지를 잡아주는 신박한 공기정화 기술이 있다고 합니다. 어떤 기술인지 관련 업계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세훈 대표 모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세훈 '어썸레이' 대표 (이하 김세훈): 안녕하세요.

◇ 이현웅: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김세훈: 안녕하세요, 5년차 스타트업 대표 김세훈입니다. 저희는 탄소나노튜브 섬유라는 소재와 차세대 엑스레이 "부품"을 활용해서 세상을 깨끗하고 안전하게 만들고자 노력하는, 소부장 테크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8년 창업을 해서 현재 40여명의 멤버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이번에 차세대 엑스레이를 활용한 공기정화 기술을 선보이셨다고 하던데요. 어떤 기술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김세훈: CNT(탄소나노튜브)라는 소재가 있는데, 열과 전기가 잘 통하는 고강도 소재이지만 그동안은 가루 형태로 만들어져 활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이 소재를 실로 뽑는 기술을 상용화하였고, 이 섬유를 엑스레이튜브에 적용해 공기 살균/정화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엑스레이튜브도 전구처럼 텅스텐 필라멘트를 사용해왔는데, 빛과 열이 많이 발생해서 효율이 낮고 냉각장치 때문에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텅스텐 전극을 CNT 섬유로 대체하면, 전계방출 현상을 이용하여 적은 에너지로도 엑스레이 발생이 가능하고, 열 발생이 적기 때문에 냉각기가 필요없어, 100원짜리 동전만큼 작지만 효율이 좋은 엑스레이튜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탄소소재가 들어간 엑스레이튜브로 새로운 개념의 공기 살균/정화 장치를 만든 겁니다.

◇ 이현웅: 이 차세대 엑스레이로 어떻게 공기를 정화하는 건가요?

◆ 김세훈: 저희가 어렸을 적에 책받침을 비벼서 머리카락을 붙이던 장난을 했었죠? 정전기를 이용하는 건데요. 저희는 앞서 말씀드린 차세대 엑스레이를 공기 중의 미세먼지와 세균, 바이러스 같은 입자에 조사하여 정전기를 일으키고, 뒤쪽의 집진판에서 하전된 입자를 붙잡는 방식으로 공기를 정화하고 있습니다. 필터 위주의 기존 공기정화 시스템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가로막는 필터가 없기에 공기 흐름을 저해하지도 않아 공조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집진판은 1년에 한번 정도만 세척하면 반영구적으로 재사용이 가능하여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ESG 솔루션입니다.

◇ 이현웅: 실생활에 유용한 기술이라 시장 반응이 뜨거울 것 같은데 어떤가요?

◆ 김세훈: 저희 회사가 설립된지 4.5년 정도가 되었는데, 그 사이 환경부 그린뉴딜 유망 1호 기업으로 선정이 되기도 했었고, 작년까지 누적 260억의 투자도 유지했습니다. 작년과 올해, 연속으로 CES에 참여하여 해외진출을 준비하고 있고, 올해는 가정용 제품 출시와 함께 본격적인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많은 프리미엄 아파트들과 다양한 공간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 이현웅: 어떤 계기로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제품을 개발하게 되었나요?

◆ 김세훈: 이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에서는 Soft X-ray를 활용해서 정전기를 없애고 있고, 첫 번째 목표도 그쪽이었습니다. 하지만 제품을 팔아야할 대상이 삼성전자 반도체, SK 하이닉스와 같은 대기업들인지라 시장 진출이 쉽지 않았고, 한참 미세먼지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던 시점이었기에, 빠르게 방향 전환을 하였습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부품이 아닌, 공기중의 미세먼지에 엑스레이를 쏴보기로 한 것이지요.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었기에 1달 만에 시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고, 1년이 채 안되어 첫 번째 설치가 진행되었습니다.

◇ 이현웅: 언제 어떤 계기로 창업하셨는지도 궁금하고요. 창업과 성장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 김세훈: 저희는 서울대 재료공학부 탄소나노재료설계연구실 출신 박사 4명이 함께 창업한 스타트업입니다. 이번이 4번째 창업인데, 그전에는 1인 기술컨설팅 회사부터 친구들과 함께한 인공지능 교육 플랫폼 사업까지 다양하게 창업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예전부터 전공 관련한 창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함께할 만한 선후배들을 모았고, 공동창업자 및 그들의 가족과 함께 3박4일 대만여행을 가서 직접 가족들을 설득해 창업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도 거쳤지만 '그동안 했던 모든 일들이 어썸레이를 하려고 쌓아온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그간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이현웅: 현재 지식재산권(특허, 상표, 디자인권 등)은 얼마나 보유하고 계시나요?

◆ 김세훈: 현재 82건의 특허가 출원되었고, 이미 25건의 국내외 특허가 등록 마무리되었습니다. 소재부터 부품, 장비까지를 모두 다루고 있는 회사이기에 각 단계별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한 작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습니다. 소재를 뽑는 장비도 특허이고, 생산 조건도 특허, 그렇게 만들어진 부품과 장비가 전부 별도의 특허로 잡혀있습니다.

◇ 이현웅: 특허청 지원사업의 도움도 받았다고 하던데요?

◆ 김세훈: 저희는 'IP 제품혁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중소기업들은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이걸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은데요, 중소기업이 보유한 지식재산을 잘 활용해서 성공적으로 사업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업입니다. 저희도 가진 특허를 활용해서 제품 기획부터 사업화, 투자·판로 개척까지 종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 이현웅: 혁신의 비결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 김세훈: 하나의 기술, 하나의 제품이 아닌, 다양한 곳에 적용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기에, 상황에 맞는 전략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소재에만 머무르지 않고, 버티컬로 부품과 장비까지 올려 빠른 시간 내에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 외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지금 어디선가 듣고 있을 미래의 혁신가나 창업 지망생들에게 조언이나 응원의 한 말씀 해주시면?

◆ 김세훈: 여러 가지 창업이 있지만, 기술사업화의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무조건적인 창업보다는 창업에 대한 준비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고,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의 회사에서 인턴 또는 정식 멤버로서 경험을 해본다면, 창업을 포함한 본인의 진로 결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이현웅: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김세훈 대표였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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