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을 물로 보냐, 주가 관리는?"…삼전 주총날, 불만 터졌다

수원(경기)=한지연 기자 2023. 3. 1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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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제 54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종합)
(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5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3.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주가와 배당에 대한 주주들의 성토가 터져나왔다. 주주들은 "삼성전자의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한 주주들을 호구로 보느냐"며 날선 질문을 던졌다. 삼성전자 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581만4080명이다.

삼성전자는 15일 오전 경기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제 54기 삼성전자 주주총회를 열고 한종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등 3개 안건을 처리했다. 이사진은 지속가능 경영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힘쓰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경영현황을 밝히는 동안 일부 주주들이 "동문서답을 한다", "주주를 물로 보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IT,모바일,가전 분야 등을 총괄하는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은 의장 인사말에서 "올해도 경영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환경 속 위기를 극복해 온 비결은 본질에 집중한다는 진리였다"며 "기술을 통해 고객이 더욱 풍요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 부회장과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 각각 DX부문과 반도체(DS)부문에 대한 경영 현황, 향후 사업 계획을 설명했다. 한 부회장은 로봇 사업과 네트워크, 그린테크 등 미래 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본격화될 로봇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올해 걷기 운동용 웨어러블 로봇을 출시하는 것부터 시작해 다양한 로봇 사업화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미래시장 창출을 위해 디바이스와 IoT(사물인터넷) 연결을 통한 캄테크 구현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이 사장은 "글로벌 불안 요인으로 올해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대비 역성장 할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론 신규 응용처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율주행, 5G이동통신, 데이터센터 등이 메모리 수요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5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3.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600여명의 주주들이 참석했다. 지난해(1600명)에 비해 3분의 1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참석한 주주들은 낮은 주가와 배당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전날인 14일 삼성전자의 종가는 5만9000원이었다.

한 참석자는 "글로벌 브랜드 3년 연속 5위라는데 그런 홍보와는 달리 주주는 완전히 소외시키고 있다"며 "10만원대 샀는데 지금 5만원 턱걸이. 온 가족이 믿고 투자하고 있는데 주주를 물로 보느냐. 주주를 왜 애통하게 만드시냐"고 말했다. 이어 "주가 관리를 안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참석자의 말이 끝나자 "옳소"하며 주주들 사이 동조의 소리와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다.

또 다른 참석자도 "주주 환원에 대한 이사진 의지가 부족한 것이 주가 부진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 성과 보수를 대폭 늘려 주가에 강하게 연계시켜달라"고 주문했다.

한 부회장은 "말씀하신 내용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며 "지속성장과 함께 주주 환원도 균형감있게 추진해 주주가치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 부회장의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은 듯 이의를 제기하는 주주도 있었다. 한 주주는 한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때 질의하며 "모든 답변이 두루뭉술하다. 주주들한테 정보를 클로즈(닫는다)하시는데, 이렇게 주주를 호구로 보시고 무시하시는데 사내 이사 하실 수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또다른 참석자는 "다른 주주가 내부회계관리와 관련한 질문을 했는데 명백한 동문서답을 한다"며 "좋은 질문과 대답이 나오는 모습을 기대하고 왔는데, 상당수가 짜여져 있는 듯한 느낌이다"고 지적했다.

일부 주주들은 "삼성전자가 이 나라 최고의 기업", "대한민국 삼성, 사랑합니다"며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주가와 별개로 사업 관련 질문도 쏟아졌다. 생성형 AI(인공지능)인 챗GPT 열풍과 관련 한 부회장은 "생성형 AI 기술이 당사 제품 및 서비스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규모 AI모델은 미래 반도체 수요에도 매우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고성능의 초고용량 메모리, 첨단 패키지 기술 개발을 통해 반도체 수요 증가에도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21일 애플페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이에 대응할 삼성페이의 전략에 대해서도 밝혔다.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삼성페이는 국내 온오프라인을 포함해 매우 폭넓은 커버리지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현재의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온라인 결제처 확대, 신분증, 티켓, 디지털 페이 등 삼성페이 편의기능을 확대해 고객에게 우리회사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경험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10년만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TV 재출시에 대해선 한 부회장이 "소비자 제품 선택권 확대를 위해 OLED TV를 도입했다"며 "지난해 글로벌 도입 이후 올해는 라인업과 출시 국가를 확대하면서 전년보다 성장한 판매 대수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 사장은 "대형 QD-OLED 조기 수율 확보를 통한 프리미엄 시장 진입, 거래선 다변화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수원(경기)=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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