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한테 술 팔았죠? 백만원 내놔요”…식당 사장의 선택은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3. 1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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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광주 북구 오치동 한 식당에 손님으로 위장한 10대 여성 2명이 술과 음식을 시켜 먹고 있는 모습. [사진 = 독자제공]
일부 10대들이 식당에서 술을 마신 후 이를 빌미로 업무를 협박하고 금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유통업계는 광주시 북구 오치동 한 유명 식당을 운영하는 A씨(60대)의 사연을 공개했다.

지난 4일 오후 6시 40분께 가게를 찾은 여성 손님 2명이 삼겹살 2인분과 소주 1병을 주문했다. 술과 음식이 거의 남지 않은 2시간 뒤 이들은 돌변했다. A씨에게 “구청에 신고하면 영업정지 당한다. 신고 안할 테니 우리 각자에게 100만원씩 현금으로 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이들에게 “이러면 안된다”고 호소했지만, 이들은 끝까지 협박과 금품 요구를 지속했다. 결국 A씨는 10대 여학생 2명을 사기(무전취식) 및 협박 등의 혐의로 광주 북부경찰서에 고소했다.

음식값 3만5000원은 고사하고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었지만, 억울함을 참을수가 없었다.

10대들의 무전취식 수법이 갈수록 대담하고 교묘해지고 있다. 현행법상 10대에게 술을 판 업주는 과실 여부를 묻지 않고 처벌이 내려진다.

문제는 10대 사이에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광주 5개 자치구가 분석한 최근 3년 동안(2020~2022년 기준) 식당 등 대상 청소년 주류판매 위반 행위 현황 자료를 보면 이 기간 총 374건의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이 가운데 행정처분을 받은 건수는 314건에 달했다. 10건 중 8건 이상이 행정처분 대상이 됐다.

요식업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은 “단돈 몇푼 벌려고 행정처분의 위험성을 떠안고 미성년자들에게 술을 파는 업주는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아무리 조심해도 신분증 위조, 합석 등 사실상 통제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고의로 업주를 속여 술판매를 유도하고 협박까지 하는 10대들에게는 강력한 처벌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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