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美 시장도 넘보는 세계 태양광 ‘원톱’ 중국

이윤정 기자 2023. 3. 1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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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지솔라, 美 오하이오에 패널 공장 건설
IRA 세액공제, 시장 확대 수요 겨냥한 듯
中 태양광, 유럽 수요 덕에 작년 대폭 성장
中 견제하는 IRA… 안착 여부는 지켜봐야

세계 최대 태양광 웨이퍼 모듈 생산 기업인 중국 론지솔라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미국 정부가 태양광 제조 시설에 대규모 세액공제를 제공하면서 현지화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세계 태양광 제품 공급의 8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중국이 미국 시장을 본격 공략할 경우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다만 미중 양국간 갈등으로 인해 중국 기업의 미국 내 성장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15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론지솔라의 태양광 모듈 자회사인 론지그린에너지는 미국 에너지 개발기업 인베너지와 ‘일루미네이트 USA’ 합작법인을 설립, 오하이오주 파타스칼라에 연간 생산능력 5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건설한다. 총 6억달러(약 7836억원)가 투입되는 이 공장은 다음 달 착공해 올해 말 가동이 목표다.

태양광 산업 가치사슬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데, 론지솔라는 웨이퍼 부문에서 세계 1위, 모듈에서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다. 론지솔라가 밝힌 작년 말 태양광 모듈 제조 능력 목표치는 85GW로, 태양광 산업 전문 매체 PV매거진은 “(이 목표는) 론지를 세계 최대 태양광 모듈 기업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했다.

중국 시안에 있는 론지솔라 본사./론지솔라 제공

론지솔라가 미국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론지솔라의 파트너사인 인베너지는 “저렴한 태양광 제품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이를 충족하려면 강력한 국내 공급망을 보유해야 한다”며 “미국에서 생산한 최고 품질의 태양광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고, 오하이오 주민들을 위한 850개의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론지솔라의 미국 진출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대규모 세액공제 혜택과 이에 따른 시장 확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IRA가 본격 발효되면서 미국에서 태양광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세액공제를 포함해 다양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보조금이 가장 높은 모듈의 경우 W(와트)당 7센트의 혜택이 주어진다. 원료부터 모듈 완성품까지 미국에서 생산할 경우 W당 총 18센트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100GW 수준인 미국 내 태양광 발전 설비는 향후 10년간 300GW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폴리실리콘(80%), 웨이퍼(97%), 셀(83%), 모듈(76%) 등 전 세계 태양광 제품 공급의 80% 이상을 중국 기업이 맡고 있다. 특히 작년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를 겪으면서 태양광 발전량을 크게 늘렸고, 이 수혜를 중국이 받아 점유율이 더욱 올랐다. 작년 중국 태양광 제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80.3% 급증한 512억5000만달러(약 66조5533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만큼은 중국이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차이신은 미국 내 태양광 공급망이 다소 빈약한 데다, 중국 등 다른 나라 대비 공장 건설 비용이 비싸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역시 사업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중국 태양광 산업 분석가들은 “중국 태양광 기업들은 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우려로 미국 공장 설립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고 차이신에 말했다.

대량 생산 능력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JA솔라는 이미 올해 초 6000만달러(약 779억원)를 들여 2GW 규모의 태양광 패널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한화솔루션이 내년까지 미국 조지아주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해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나머지 가치사슬 단계 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다만 중국 태양광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도 일정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IRA를 시행하는 목적 중 하나는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공장 건설을 위해선 각 주정부와 협업해야 하는데 중국 기업들은 한국 등 다른 국가 기업과 달리 우호적 관계를 쌓아가기 어려울 수 있어 미국 내 점유율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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