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서 튀김류 사라진다⋯조리환경 개선 방안 내놔

홍지상 2023. 3. 15. 13: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4개 시도교육청, 학교급식 조리원2만4065명 대상 건강검진
31명 폐암 확진, 139명 의심 '충격'
교육부, '학교급식실 조리환경 개선 방안' 내놔
튀김류 최소화, 노후 설비·기구 현대화 방침
농업계 영향 주목

학교급식에서 튀김류가 점차 줄어든다.  급식 종사자의 건강을 위한 조치다. 

학교급식 종사자의 건강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면서 급식 활성화와 우리농산물 소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교육부는 14일 ‘학교급식실 조리환경 개선 방안’을 내놨다. 주요 내용은 ▲조리실 환기설비 개선·지원 ▲조리방법·급식환경 개선 ▲급식 종사자 개인보호구 검토 및 안전교육 실시 ▲급식 종사자 폐암 예방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 운영 ▲폐암 건강검진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 등 6가지다. 

눈길을 끄는 것은 조리방법·급식환경 개선이다. 교육부는 조리흄(요리 매연)을 유발하는 요리는 오븐을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튀김류는 주2회 이하로 최소화하고 대체 식단과 조리법을 개발·보급한다. 오븐 활용법 연수 등도 지원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중·고교 오븐 설치율은 2022년 기준 97%다. 그러나 사용률은 요리별로 천차만별이다. 구이는 92.5%를 오븐에서 만들지만 부침은 34.5%, 튀김은 33.8%에 불과하다.  부침과 튀김은 기름을 사용해 고온으로 가열하는 요리다. 

교육부는 튀김요리를 찜·조림으로 대체하거나 오븐 요리로 바꿔나간다. 이를 위해 올 상반기 중 학교의 오븐 사용 실태를 분석하고 사용 확대 방안을 마련한다. 연내엔 오븐 작동법과 요리법 조리방법 등을 영상으로 만들어 보급한다. 

전국 14개 시도교육청이 2월28일 기준 학교급식 종사자 2만4065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벌인 결과 31명(0.13%)이 폐암 확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가 학교급식 특정 메뉴까지 손대는 것은 급식 종사자의 건강이 크게 악화해서다. 14개 시도 교육청이 급식 종사자 2만4065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1차)을 시행한 결과 31명(0.13%)이 폐암 확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이 의심되거나 매우 의심되는 사례도 각각 94명(0.39%), 45명(0.19%)으로 139명(0.58%)에 달했다.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학교급식 종사자 폐암 건강검진을 시행해왔다. 고용노동부가 2021년 12월 세운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검진계획’에 따른 것이다. 

이번 검진은 급식 종사자 가운데 55세 이상 또는 경력 1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했다.  3~5월 나올 예정인 서울·경기·충북 교육청 결과를 포함하면 폐암 의심·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조합 대회의실에서 급식 종사자 폐암 검진결과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올해 시도교육청 급식 조리실 환기설비 개선계획에 따라 개선 예정 학교 1곳당 1억원씩 모두 1799억원을 지원한다. 

10년 이상 된 노후 급식 시설·기구를 개선하고, 교육부·고용노동부·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시도교육청(서울·충남·전남·경남)·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 꾸린 ‘학교 급식 종사자 폐암 예방 관계기관 TF’를 운영한다. 

아울러 교육부는 관계기관 TF와 논의해 폐암확진자(31명)의 치료를 돕고 경계선결절 종사자(534명) 등을 대상으로 추적·추가 검사를 지원한다.  

확진자에게는 산재 신청 안내와 치료에 필요한 병가·휴직 등 복무 처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폐암이 아니더라도 폐 이상 소견이 있는 종사자에게도 검진비를 보조한다. 

시도교육청별로 달리 적용 중인 대상·방식·항목·지원범위 등 건강검진 지원 기준도 통일해 공통 지원 기준을 마련한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아이들의 학교급식을 책임지고 계신 급식 종사자분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계기관 전담팀(TF) 논의를 통해 쾌적한 조리실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급식 종사자의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선 튀김류 요리를 최소화하고 노후 시설·기구를 개선하는 등의 대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이날 서울 용산구 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무상급식이라는 수혜를 누리고 있지만 급식 노동자의 희생으로 이뤄졌음을 망각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적정 수준의 (급식 종사) 인력을 충원하고 환기시설을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