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김정은 근시일내 사망땐 김여정이 과도기 지도자 오를 것”

“딸 김주애의 빈번한 등장은
리설주·김여정 권력투쟁탓”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사진) 한국석좌는 14일(현지시간)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가까운 시일 내 숨지거나 무력화할 경우 여동생 김여정(노동당 부부장)이 가장 유력한 과도기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차 석좌는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잦은 등장 상황에 대한 그럴듯한 설명은 리설주와 김여정 간 권력투쟁”이라고 말했다.

차 석좌는 이날 전직 미 정보분석가·북한 전문가들과 개최한 워크숍 논의 결과를 정리한 ‘북한 리더십에 대한 답 없는 질문들’ 보고서를 통해 “북한 리더십과 관련한 가장 큰 미지수인 김정은 건강은 사망 또는 무력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통제·후계 구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며 “전문가들은 이 경우 김여정이 가장 유력한 과도기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차 석좌는 “김여정에게 권력이 넘어가면 북한 최초 (세대 간) 수평적 권력 이양이자 최초 여성지도자 탄생”이라며 “현재 북한 왕조 체제 내에 김여정만큼 지도자로서 능력·관심을 보이는 다른 가족구성원은 없다”고 단언했다.

차 석좌는 최근 후계 구도와 관련해 주목받는 김주애에 대해선 “특별한 시기에, 그것도 어린 나이에 공개되면서 많은 추측이 나오고 있다”며 김 위원장을 인간화하거나 북한 핵보유국 지위 및 김씨 일가의 권력이 공고하다는 신호, 북한 무기프로그램에 대한 주의 분산 등을 이유로 열거했다. 특히 그는 “더 극단적이지만 그럴듯한 설명은 리설주와 김여정 간 권력투쟁”이라며 “정권 내 김여정 권력이 커지자 리설주가 김여정을 견제하고 자신의 자녀들이 후계대열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싶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 석좌는 “김정은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기대할 일이지만, 동시에 두려워할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