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새시대] "한일 잇는 다리"…'義人' 이수현 추모비서 만난 일본
대통령실 "정상 신뢰 회복, 중요 자산"…日 "인적 교류 발전하길"
[편집자주] 한일정상회담이 오는 16일 열린다. 약 4년 10개월만에 일본에서 열리는 한일정상회담은 정치·외교·안보·사회·경제 전 분야에서 교류의 물꼬를 틀 전망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한일 양국간 미래지향적 발전이라는 측면을 넘어, 국제질서 재편과정에서 동북아 안보 지형의 한 축인 한미일 지각판을 완성하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 뉴스1은 정치부·외교안보부·산업1부·국제부 기자가 참여하는 도쿄 특별취재팀을 구성, 한일 간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현지 취재로 전한다.
(도쿄=뉴스1) 최동현 권진영 기자 = "일본인으로서 고맙고, 한국의 자랑이죠."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5일, 도쿄 JR 신오쿠보역에서 만난 일본인 구지타 가쓰미(64)는 역내 마련된 고(故) 이수현씨의 추모비를 바라보며 "한국과 일본을 잇는 다리 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일본 유학생이었던 이수현씨는 2001년 1월26일 신오쿠보역 선로로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의인(義人)이다. 이씨의 사망 소식은 일본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신오쿠보역 승강장 계단 갈림길 벽면에 그의 희생을 기리는 추모비가 세워졌다.
매일 신오쿠보역을 통해 출퇴근을 한다는 구지타는 손으로 추모비에 적힌 글귀를 가리키면서 "한국인 유학생이 용감히 몸을 던져 희생한 이 사건은 일본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이야기"라며 "일본인으로서 고맙고, 한국의 자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수현 추모비'는 22년째 한일 우호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추모비가 세워진 당시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줄을 이었고, 2006년에는 이수현씨의 이야기를 담은 한일합작영화 '너를 잊지 않을거야'가 상영됐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4월 파견한 일본 정책협의대표단도 신오쿠보역을 찾아 추모비 앞에 국화를 바쳤다. 지난 2019년에는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차 일본을 방문했던 이낙연 국무총리가 추모비를 찾아 헌화·참배했다.
한일 양국은 16일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신호탄으로 12년째 중단된 '셔틀외교'를 공식 복원한다. 정상회담 테이블에는 대(對)한국 수출규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안보·경제 현안과 문화·인적 교류 활성화 방안이 포괄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양국에서 감지되고 있다. 특히 한국 정상이 4년10개월 만에 일본을 방문해 양국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이 한일관계의 전향적 발전의 시금석 될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전날(14일)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과 만찬 행사를 통해 양 정상은 상호 간의 개인적 신뢰를 돈독히 다지면서, 양국관계 발전 의지를 서로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정상 간 개인적 신뢰 관계는 외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간의 신뢰 구축은 앞으로 양국 국민 간 친선과 교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일관계 개선 분위기는 양국 국민 간 교류에 큰 영향을 준다"고 했다.
구지타는 "최근 몇 년간 한일관계가 안 좋았는데 (정상회담으로) 한발 진전했다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며 "일본인이 한국에 가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분들도 일본에 오는 양국의 상호 교류, 인적 교류가 점점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 서로 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오쿠보역 인근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유게(28·여)도 "앞으로 (한일 간)교류가 늘었으면 좋겠다"며 "한국의 빈티지 디자인은 일본과 다르고 귀여워서 너무 좋아하는데, 그런 빈티지점이나 화장품 가게를 들르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한편 윤 대통령이 일본 순방 중 이수현씨의 일화를 직접 언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은 "윤 대통령이 17일 게이오대 특강에서 이씨의 이야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며 "젊은 사람들에게는 과거사를 떠나 한일관계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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